그림 속의 나

한국화가 김현정의 내숭- 그녀, 내숭

by 한국화가 김현정

초기에 작업을 할 때에는 화면 속 인물에 다른 사람의 인격을 덧씌우고 있었기 때문에

그림 속 여인은 나의 탈을 쓴 다른 사람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 작업실에서 몽롱한 정신으로 거울을 보았다.
거울 속에는 화폭 속 여인과 외모와 그 속마음까지도 쏙 빼닮은 한 여인이

나를 보고 있었다.
이는 사소한 경험이었지만 나에게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작업 속의 ‘당당하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여인’은 바로 나 자신이었던 것이다.
다른 사람인 줄로만 알았던 화면 속의 여인이
생김새뿐만 아니라 그 본질까지도 나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그렇게 타자화된 나의 모습을 발견한 이후,
본모습을 찾고 싶지만 어디로 향할 줄을 모르던 나의 시선이 내면으로 집중되면서

새로운 몰입의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떨림 1000X1035 px.jpg 내숭 : 떨림 Coy : Flutter

김현정 Kim, Hyun - jung /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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