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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화가 김현정 Mar 24. 2023

그림 속의 나

한국화가 김현정의 내숭- 그녀, 내숭

초기에 작업을 할 때에는 화면 속 인물에 다른 사람의 인격을 덧씌우고 있었기 때문에 

그림 속 여인은 나의 탈을 쓴 다른 사람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 작업실에서 몽롱한 정신으로 거울을 보았다.
거울 속에는 화폭 속 여인과 외모와 그 속마음까지도 쏙 빼닮은 한 여인이 

나를 보고 있었다.
이는 사소한 경험이었지만 나에게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작업 속의 ‘당당하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여인’은 바로 나 자신이었던 것이다.
다른 사람인 줄로만 알았던 화면 속의 여인이
생김새뿐만 아니라 그 본질까지도 나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그렇게 타자화된 나의 모습을 발견한 이후,
본모습을 찾고 싶지만 어디로 향할 줄을 모르던 나의 시선이 내면으로 집중되면서 

새로운 몰입의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내숭 : 떨림 Coy : Flutter

김현정 Kim, Hyun - jung /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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