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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원 Aug 25. 2020

능소화 같은 사람이 되어야지 외

8월의 잡문집


일을 대하는 태도

'건강하게 오래오래'를 모티브로 삼고 보니 언제부턴가 일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이제야 비로소 좌우명  sin prisa sin pausa 대로 실천 중인 것 같다. 덜 치열하게 사니까 덜 스트레스를 받고 덜 아프다 확실히.(근데 치열함과 수입은 비례한다는 것)


불면증이 없어졌고, 심한 악몽도 안꾼지 오래고,                              점점 깊은 수면 시간이 늘어간다. (feat. 애플워치 최고)



설레고 있죠

요즘 유튜브 클립으로 다시 주행중인 게 두 가지 있다. 바로 선다방과 로필2. 선다방은 사람을 처음 만날 때의 표정이나 말투, 태도, 가치관 등등을 보는 묘미가 있다. 이적, 유인나, 양세형 세 사람의 케미와 센스도 좋고. 그리고 또 참고가 많이 되는 인테리어와 메뉴들도. 그리고 로필은 몇 번을 다시 봐도 명작, 잇츠 인생 드라마... 결론은 설레고 싶어요


10,000% 공감!



능소화 같은 사람

여름을 좋아하는 몇 가지 이유 중 하나는 능소화를 볼 수 있어서. 그런데 짧게 피고 지는 능소화가 올해 유난히 오래 보인다. 이제는 없겠지, 했는데 배송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또 발견했다. 담장 아래 활짝 피어있는 능소화. 낙화할 때 꽃잎 채로 툭 떨어지는 모양새가 동백꽃과 비슷한. 떠나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꽃. 꽃말이 '명예, 이름을 날리다'라는. 능소화 같은 사람이 되어야지.


가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제가 당첨됐다구요?!

웨딩촬영을 했던 노마하우스의 가족사진 이벤트에 당첨이 됐다. 15명을 뽑는데 대충 100명 정도는 지원한 것 같았고. 실시간 라이브로 추첨하는 걸 관전할 때 분명 나는 15인 안에 없었다. 그런데 밤늦게 한 사람 추가로 뽑았다며 연락이 왔다. 노력 없이 운으로만 되는 것엔 절대 당첨되는 법이 없는 난데, 오 놀라워라. 결혼 준비에서부터 결혼식까지 워낙 많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그 결과 사진이 넘쳐나게(?) 생겨 사진 더는 없어도 될 것 같고. 뭣보다 결혼 이후 관리 소홀로 외모비수기인 요즘이라 당장 다음 주 주말로 예정된 촬영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엄마가 워낙 노마러버시니 찍어야지. 이왕 찍는 것 멋지게.


나중에 알게 된 당첨되기까지의 전말.



이모할머니의 장아찌

친할머니는 어릴 때 돌아가셨고, 외할머니는 한때 서울에서 같이 살기도 했지만 치매를 앓고 계셔서 우릴 전혀 알아보지 못하신지 오래다. 대신 가까이 이모할머니가 사셔서 엄마랑 가끔 찾아뵙는다. 거의 이모할머니가 반찬이나 쑥떡 가지러 오라고 하실 때지만. 오그락지(무말랭이의 사투리)는 안 그래도 가장 좋아하는 반찬이지만 이모할머니표는 세상 가장 맛있다. 어제 점심시간 짬을 내어 해두신 반찬들을 가지러 갔다. 복숭아 한 박스를 사들고. 이모할머니는 애써 만드신 콩장, 마늘장아찌, 주물럭 등을 싸주셨다. 수성구에 살고 계시지만 약간 시골 할머니집 갔다 오는 그런 느낌의(경험해본 적 없다) 사랑을 가득 받고 돌아온다. 이모할머니 할아버지 두 분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이모할머니의 사랑.



선한 영향력을 주는 이

브런치에 많이 올리기도 했던, 쓰담쓰담. 오늘 로고를 만들자 가방뱃지를 제작하자 이야기가 나오다가 거슬러 올라가 재작년 우리가 재회하고 처음 다시 만난 날이 생각났다. 그의 고향 부산에 내가 갔고, 기장 대나무 숲을 걸었다. 아주 덥고 습한 날이라 땀을 뻘뻘 흘리며 우린 헤어져 있던 각자의 6년 이야길 나누었다. 그러다 내가 주최로 하는 행사에서 하고 싶은 서브모임이 있다고, 플로깅(plogging ; ‘이삭을 줍는다’는 뜻인 스웨덴어 plocka upp과 영어 단어 jogging의 합성어로, 조깅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행동을 말한다.) 이야기를 했더니 그도 비슷한 듯 다른 자연주의 등산모임을 구상했다고 한다. 바로 '쓰담쓰담'. 산을 오르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한다고. 그 이야기를 듣는 동안 내 눈은 반짝였고 맨처음 그를 좋아했던 이유, 심신이 건강한 사람임을 그때 다시 깨달았지. 어쨌든 어느새 우리는 아는 사이에서 연인으로, 연인에서 부부로 자연주의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내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걸 보고 몇몇 분이 "여기 어디예요?"라든지, "코스 알려주세요 사장님이 갔던 그대로 따라갈래요."라든지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었다. 며칠 전에도 대학교 때 같이 수업 들었던 언니가 둘레길 코스를 추천해달라고 물어왔다. 그는 내가 선한 영향력이 된 거라며, 아무튼. 어릴 때부터 내가 만나고 싶은 상대는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드는 사람'이었다. 반대로 내가 되고 싶은 건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였고. 이 정도면 소원 이룬거겠지 :]



스토리로 받은 메시지들





bgm. Leap of faith - Christop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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