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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테라피스트MUN Nov 12. 2024

자릿세 의혹: ATM 앞 지체

개인의 편의와 사회적 효율성

나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들;;

현대 사회에서 인간관계는 끊임없이 복잡해지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타인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는’ 상황을 경험합니다. 저의 실제 내담자들과의 상담 사례에서 비롯된 이야기를 토대로, 이러한 불편한 사람들의 행동에 숨겨진 심리적 이유를 분석하고, 감정 관리를 통해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18. 자릿세 의혹: ATM 앞 지체 (개인의 편의와 사회적 효율성)




U님의 고민



저는 일 때문에 은행을 잘 못 가기 때문에, 바쁜 점심시간에 은행에 가서 급히 현금을 인출해야 했는데, ATM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더군요. 


그 중에서도 특히 한 사람이 ATM 앞에서 너무 느긋하게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아마 복잡한 업무가 있나 보다'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그 사람은 여전히 자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주변을 둘러보니, 뒤에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그들 역시 초조한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저도 예외는 아니었죠. 초조함과 불편함이 쌓여가면서, “왜 이렇게 오래 걸리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결국 저는 점심을 먹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정말 화가 났습니다. 시간이 없는 상황에서 한 사람의 느린 행동 때문에 여러 사람이 불편을 겪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불만스러웠습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남을 배려하지 않는 걸까?" "모르면 물어보면 되지, 왜 자꾸 시간만 축내는 거지?" 하는 생각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제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그냥 기다려야 할까요? 아니면 직접 그 사람에게 말을 걸어볼까요?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는 그냥 참고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행동의 심리학적 배경


이러한 행동은 상황 인식 결여(Lack of Situational Awareness)느긋한 자기 중심성(Relaxed Self-Centeredness)에서 비롯됩니다. 상황을 파악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태도가 부족해, 공공장소에서의 효율적인 행동을 잊어버리곤 합니다.


ATM 앞에서 오래 머무르는 사람들, 그들은 정말 이기적인 걸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심리학은 우리에게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시간 지각 차이(Differences in time perception)

Robert Levine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시간을 다르게 인식합니다. ATM 사용자는 자신이 생각보다 오래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주변의 기다리는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게 됩니다.


과제 복잡성(Task complexity)

정보처리 이론에서는 과제의 복잡성에 따라 처리 시간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복잡한 금융 거래를 수행하는 경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으며, 이는 다른 사용자에게 불편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압박 감소(Reduced social pressure)

Philip Zimbardo의 연구에서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상황에서 사회적 규범을 덜 따르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ATM 사용자는 뒤에 있는 사람들의 존재를 잊어버릴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자기중심적 사고(Egocentric thinking)

Jean Piaget의 인지발달 이론에서는 성인이 때때로 자신의 관점만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으로 인해 자신의 급한 용무만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을 고려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심리적 요인들은 ATM 앞에서의 느린 행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며, 개인의 편의와 사회적 효율성 간의 갈등을 더욱 복잡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이해는 우리가 이러한 행동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데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합니다.


감정 관리 솔루션



ATM 사용 규칙을 알리는 문구를 통해 상대방이 인식하도록 하거나, 기다리는 동안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해 심호흡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감정을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까요?


-감정 인식하기: 자신의 분노와 좌절감을 인지하고 인정합니다. "나는 지금 화가 나고 조급함을 느낀다"라고 스스로에게 말해보세요. 감정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심호흡과 마음챙김: 깊게 호흡하여 즉각적인 감정 반응을 조절하세요. 현재 순간에 집중하며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습니다.


-공감적 사고: ATM 앞에서 오래 사용하는 사람의 입장을 상상해보세요. 어쩌면 그들도 복잡한 금융 거래를 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대안 찾기: 다른 ATM이나 은행 창구 이용 등의 대안을 고려하세요. 여러 옵션이 있을 경우 불편함을 덜 느낄 수 있습니다.


-시간 활용하기: 기다리는 동안 스마트폰으로 할 일을 처리하거나 명상을 하며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세요. 이렇게 하면 기다림이 덜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긍정적 자기 대화: "현재 상태는 일시적인 것이다", "나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것이다"와 같은 긍정적인 자기 대화를 통해 마음의 평화를 유지합니다.


-규칙 제안하기: 은행 측에 ATM 사용 시간 제한 등의 규칙 도입 제안을 고려해보세요. 이는 장기적으로 더 많은 고객에게 편안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스트레스 해소: 운동이나 취미 활동 등을 통해 누적된 스트레스를 해소하세요. 신체 활동은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세요.


이러한 방법들을 통해 우리는 불편한 상황에서도 감정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더 나아가 공공장소에서의 배려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습니다.


명화 소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The Last Supper)은 예수 그리스도가 제자들과 마지막 저녁을 나누는 장면을 담고 있는 유명한 작품입니다. 이 그림은 단순한 식사 장면을 넘어, 각 인물의 감정과 상호작용을 통해 인간 관계의 복잡성을 드러냅니다.

작품 속 인물들은 각자의 역할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의 표정과 자세는 긴장감과 소통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예수님의 예고에 대한 제자들의 다양한 반응은 인간의 감정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장면은 단순히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줍니다.


'최후의 만찬'은 또한 공동체 내에서의 관계와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각 제자는 자신만의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은 함께 모여 중요한 순간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소통의 중요성과,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태도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듭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역사적 사건을 묘사한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와 소통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합니다. '최후의 만찬'을 통해 우리는 대화와 소통이 어떻게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은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며, 개인과 공동체 간의 이해를 증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Pieter Bruegel the Elder의 '추수하는 사람들'(The Harvesters)은 1565년에 완성된 작품으로, 농부들이 수확하는 장면을 생생하게 담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여름의 한가운데, 7월과 8월의 수확 시기를 배경으로 하여, 일상적인 활동 속에서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작품에는 다양한 농부들이 등장하여 밀을 수확하고 있으며, 일부는 쉬고 음식을 나누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는 생산과 소비의 과정을 동시에 보여주며, 농촌 생활의 일상적인 풍경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림의 중앙에는 한 여인이 배와 치즈를 먹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어, 노동과 휴식이 함께 어우러진 삶의 리듬을 강조합니다. '추수하는 사람들'은 공공장소에서의 행동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생각할 요소를 제공합니다. 이 작품은 공동체 내에서의 협력과 소통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며, 각자가 맡은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농부들은 각자 수확 작업에 몰두하고 있지만, 동시에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며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또한, 이 그림은 일상적인 활동이 어떻게 시간의 흐름과 연결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농부들이 수확하는 모습은 단순히 노동을 넘어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재조명하게 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우리가 공공장소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상황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종합해보면, 단순한 농촌 풍경을 넘어서, 공동체 내에서의 소통과 협력, 그리고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중요한 작품입니다. 이 그림을 통해 우리는 공공장소에서의 행동이 개인뿐만 아니라 공동체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성찰할 수 있습니다.


 

George Tooker의 'The Waiting Room'은 대기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으며, 기다림의 긴장감과 정적인 순간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이 그림은 사람들이 불확실한 서비스나 상황을 기다리는 모습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의 고립감과 불안감을 드러냅니다.


작품 속 인물들은 각각 번호가 매겨진 좁은 구역에 위치해 있으며, 그들은 혼자이거나 짝을 지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기하는 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을 달래고 있지만, 그들의 표정은 지쳐 보이고 무기력한 느낌을 줍니다. 


특히, 그림의 중앙에 위치한 두 남자는 한 명은 뒤를 돌아보며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고, 다른 한 명은 태양 안경을 쓰고 뒷모습만 보이고 있어, 서로 간의 소통이 단절된 듯한 인상을 줍니다. Tooker는 이 작품을 통해 현대 사회의 관료와 익명성, 그리고 대기하는 동안 느끼는 불안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사람들은 대기실에서 마치 물건처럼 분류되고 정리되는 느낌을 받으며, 이러한 표준화된 환경 속에서 개인의 정체성이 사라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 그림은 대기라는 일상적인 경험이 어떻게 인간의 존재와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구합니다.


'The Waiting Room'은 ATM 앞에서의 기다림과 유사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대기하는 동안 느끼는 초조함과 불편함, 그리고 그 속에서 느끼는 고립감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경험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Tooker의 작품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대기와 소통의 문제를 깊이 성찰하게 만듭니다. 단순히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의 인간 존재와 관계의 복잡성을 드러내며, 우리에게 소통과 연결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이 작품들은 시간, 기다림, 그리고 공공 공간에서의 개인 행동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개인의 편의를 위해 공공의 효율성이 종종 희생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럼 다음 챕터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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