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내 안의 감정을 만난다
나는 사람을 좋아한다.
사람을 소재로한 그림을 많이 그린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사람이란,
현실 세계에서 부딪히며 때로는 나를 힘들게 하는
그런 현실적인 사람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나는 누구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여백,
나의 공간과 시간에 대한 남과의 구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나는 사람을 좋아한다. 나는 사람이 좋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적당한 여백이 확보된 상태에서만
외칠 수 있는 말임을 나는 안다.
사람을 볼때 풍경 보듯이, 조금은 멀리 떨어져서,
어떤 사심이나 판단없이 바라보고 싶다.
그 사람이 예전과 다르게 변했다면 변한대로,
그냥 그렇게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계절이 바뀜에 따라 바깥 풍경이 달라지듯이,
사람 풍경도 언제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겠지.
꽃, 하늘, 나무, 산, 별, 길...
이런 풍경을 보듯이 사람들을 바라보고,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바라본다면
실망할 일도, 화를 낼 일도, 변했다며 슬퍼할 일도 없다.
외부를 향한 사람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나에 대한 관심이 가장 많다.
관심이 많을수록 알고 싶고,
알면 알수록 더욱 사랑스럽다.
인생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
선과 색이 만나면 감정이 된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나의 감정을 꺼내 만나는 일.
내 안에 있던 감정을 꺼내어 선을 그리고
색을 칠하는 과정을 통해
그 감정을 온전히 내것으로 바라보게 되고,
내 안에 잠들어 있던 감정들이
내 눈앞에 펼쳐질때 내가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그림을 그리면 그릴수록,
내안의 나를 만나고 나를 더욱 알게 되니,
나에 대해 더욱 관심이 가고 그래서 더욱 사랑스럽다.
이렇게 좋은 그림을, 그림이 주는 행복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림을 그리고는 싶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들을 찾아야겠다.
이 행복감을 전파시켜야겠다.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시간이 길었던, 그러니까
나보다 인생 선배님들을 특히 더 만나고 싶다.
시간이 흐른만큼 깊고 진하게 숙성 되었을 창작욕구.
젊은 시절에는 일을 하느라 꾹꾹
눌러 담아 두었던 창조성과 상상력을 쏟아 낼 수 있도록.
어릴때는 우리 모두가 예술가였다.
예술가로 태어났다.
언제나 손으로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고,
그림을 그리고, 어떤 대상을 장식하고 꾸미며 놀았다.
모든 아이는 예술가다. 문제는 어른이 되어도
예술가로 남아 있느냐는 것이다.
- 파블로 피카소 -
내가 하는 그림이 누군가에게 전문적으로
배운 그림이 아니듯,
디지털 기기로 쉽게 시작해서 누구보다 즐겁게
그림을 그리면서 행복하듯이,
그냥 그렇게 그리는 행복을 함께 하고 싶은 그런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