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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터치 우주 Mar 31. 2020

브런치가 좋은 이유

이 브런치 말고 그 브런치

새로운 여행지에서 동선을 짤때 가장 먼저 고민 하는 것은 바로 브런치를 어디서 먹을까 하는 것이다. 브런치를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한끼 식사를 어디서 해결 하느냐 하는 문제를 넘어 오늘 하루를 어떻게, 어디서 시작할 것인가 하는, 나의 하루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결정이다.


머무는 호텔의 브런치가 특별히 훌륭하여 그 조식 때문에 예약이 일어나는 호텔이 아니라면 "조식 포함"을 선택할 수 있는 숙박 예약시 조식을 포함시키는 경우는 거의 없다. 


브런치를 먹으면서 하루를 계획하는 것을 좋아한다. 미술관 안의 카페들 중에는 분위기, 맛 모두 그 미술관만의 특색을 갖고 있는 곳이 많아서 미술관을 가기로한 날에는 그 미술관 안의 레스토랑을 우선 찾아본다.



브런치를 함께 먹는다는 것은 점심이나 저녁과 다른 특별한 매력이 있다. 우선 브런치가 가능한 시간에 만날 수 있는 사이여야 한다(올데이 브런치는 제외). 점심 보다 이른 시간에 누군가와 약속을 정한다는 것은 그만큼 친밀하고 편안하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가끔은 형식적인 인사로 끝나버리는  "나중에 밥 한번 먹어요." 하는 말에 브런치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다. 하루의 시작을 누군가와 함께 시작한다는 특별함이 브런치가 가진 힘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커피 카페인에 특히 약하다. 낮12시 이후에 마시는 커피는 나의 수면을 방해한다. 커피를 너무 좋아하여 커핑, 로스팅, 핸드드립, 라떼아트 등 자격증도 따고 교육도 받았다. 정말 좋았던 교육들이였지만 카페인에 약하여 과정을 듣는 내내 카페인 부작용에 시달리곤 했다. 


커피를 마시면 잠이 오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내게 그냥 기분탓이 아니냐고 묻고는 했다. 교육  중에 약 6개월 동안 커피를 시간에 상관없이 마셨본 적이 있다. 교육 과정의 특성상 계속 커피 맛을 보면서 맛의 카테고리 별 다양하게 로스팅하고 추출을 해야 했다. 


또 사람들의 말처럼 커피를 더 많이, 계속 마시다 보면 카페인에 강해지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실험을 해보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난 커피 카페인에 약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받아들이게 되었고, 이젠 카페인과 싸우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하루 한잔, 오전에 마시는 모닝 커피는 너무나 소중하다. 


브런치가 좋은 또 다른 이유는 그 시간이 갖고 있는 상징성 때문인것 같다. 요즘은 올데이 브런치도 많지만 내가 말하고 있는 브런치는 말 그대로 12시 이전에 이루어지는 아침과 점심 사이의 식사를 의미한다. 


아침의 상쾌함, 주말의 느긋한 첫끼, 아침 운동 후 영양가 있는 식사 등 건강하고 좋은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리고 브런치를 하면서 나누는 대화 역시 점심과 저녁 식사와는 다를 수 있을것 같다. 뭔가 좀 더 건전하고 건설적인 대화, 아니면 문화나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을 것만 같다. 


브런치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나와 일상을 공유하며 편하게 브런치 해주는 인연이 소중하다. 그들의 취향, 라이프 스타일, 인생관 등을 떠올려 보니 내가 브런치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가 그대로 투영된다. 결국 내가 브런치가 좋은 이유는 나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는 그들 때문이였다. 브런치가 좋은 이유를 여러가지로 나열하였지만 결국은 사람이였네.

브런치 함께 해주는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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