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슬프거나 우울한 순간들도 오는데 땅 속으로 깊게 꺼져가는 듯이 있을 수도 있지만 언젠가부터는 나는 그 슬픔과 우울함을 이용하고 즐긴다. 그러면 그 기분에 잠식되어 갇히지 않고 충분히 즐긴 후에 빠져나올 수 있다.
그런 감정이 찾아온 것을 반갑게 맞이하고 그 기분과 그 느낌에 깊게 빠져 표현을 한다. 그러면 그렇지 않을 때는 나올 수 없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딱 그런 기분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작업이라서.
그렇게 실컷 내뱉고 나면 우울감은 해소된다. 아마도 그 감정이 내 안에 그대로 있지 않고 종이나 캔버스 등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기분이 좋을 땐 기분이 좋은 작업을 하고 우울할 땐 우울함을 담는 작업을 하면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것은 감정을 다스리는 것에 도움이 많이 된다.
슬픔과 우울은 내 안에 두지 말고 밖으로 옮기자. 그러면 그것은 나를 더이상 힘들게 하지 않고 밖으로 나와 예술이 된다.
* 우울하지 않을 때는 작업할 수 없는 나의 우울한 작업들.
그림 - 선인장 1 (색연필+디지털 혼합작업)
시 - 마음의 감기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했던 시. 현재는 브런치북에도 올려져있음)
아래 사진은 우울했던 2019년 9월 24일 새벽 2시 인스타 스토리 기록과 완성된 그림. 다시 보니까 그날은 내 마음이 어마어마하게 아팠나 보다. 리얼하게 피의 느낌을 내고 싶어서 그냥 빨강이 아닌 피와 비슷한 색으로 만들고 피의 덩어리 진 느낌까지 생각해서 물감에 일부러 덩어리가 남도록 물감을 덜 풀어서 피가 흐르듯 부어서 흐르게 했던 작업. 그러고서 잠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까 기분이 나아져서 깨끗한 흰색을 부어서 흐르게 했다. 그래서 제목은 '고통과 치유의 반복'.
<고통과 치유의 반복>
Acrylic painting on canvas, 2019. 김예빈 作
"모든 것은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가장 끔찍한 것일지라도." - 프리다 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