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면 사람은 사람에게 많은 영향을 준다.
초등학교 3학년때 나는 왕따와 학폭을 당해서 학교생활이 힘들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데 어떤 친구가 후다닥 뛰어오더니 내게 꼬깃꼬깃 접은 작은 편지를 주더니 도망갔다. 오래되어 편지의 내용이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내용은 대략 이러했다.
"애들이 너를 괴롭히는 걸 알아. 근데 나는 네가 싫지 않고 너랑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애들이 무서워.. 그래도 우리 걔네들이 안 볼 땐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
그 친구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되기 때문에 나는 그냥 그 친구의 마음이 너무 고마웠다. 학교에선 내게 말을 걸지 않더라도 학교가 끝나면 그 친구의 집에서 우린 잘 놀았다. 그렇게 한 명이 있어서 그 해를 버틸 수 있었다. 세상을 살아갈 힘은 많은 것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단 한 명만이라도 내 편이면 그 자체만으로도 든든해진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우리 반에 어떤 아이가 왕따였다. 다른 아이들은 나에게 그 아이와 놀지 말라고 했지만 나는 단 한 명의 소중함을 이미 알고 있었다. 왕따였던 그 아이에게 나는 말을 걸었다.
"OO아, 나랑 친구 할래?"
"애들이 너도 힘들게 하면 어떡해?"
"괜찮아, 나는 너랑 친구가 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