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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빈 May 23. 2024

고통을 끝내고 하늘의 꽃이 되다

사뿐히 밟고 올라가는 꽃계단이

하늘의 커튼을 열고 빛을 만들어준다

하늘에 닿아갈수록 나는 희미해진다


가시들은 원래의 푸른 잎을 기억한다

보드라운 꽃잎을 필요로 했다

발 끝에 닿는 꽃잎은 폭신했다


꽃계단을 한 걸음씩 올라갈수록

파란 하늘에 가까워져 간다

환한 빛이 나를 감싸 올린다


나를 휘감는 빛과 함께

나는 사라진다

고통은 드디어 끝났다




죽고 싶던 2017년 어느 날, 죽은 나를 상상하며 썼던 시입니다. 그러나 2024년 현재 잘 살아있습니다. 그땐 놓으면 다 끝나고 평온해질 것 같았는데 지금은 오히려 아직 살아있는 게 참 다행이란 생각을 합니다. 문득 삶이 힘들어서 독한 생각 드는 순간이 있다면 버텨내서 살아내길 바랍니다. 산다는 건 살아내는 겁니다. 지나 보면 살아내길 잘했단 생각이 들 거예요.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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