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남긴 흉터는
울컥 눈물을 밀어 올린다
자책하지 않으려 애써도
행복해지려는 내가
행복해져도 되는 건지
엉킨 실타래처럼 답답하다
아픔이 남긴 멍은
시퍼렇게 가슴을 도려낸다
멍든 가슴에는 고름이 채워져
한 번씩 고름이 새어 나온다
보이지 않는 통증이
마음을 짓누르며 옥죈다
공허함이 남긴 잔상은
그리움과 자책으로 가득하다
복잡한 감정들은 조각조각 나뉘어
잡다한 잡동사니들처럼
어지럽게 마음속을 떠다닌다
어느 것 하나도 정리되지 않는다
<잘 그릴 수 있을 거야 색연필화> 출간작가
[자명(慈明): 사랑으로 밝게 비추다] 일러스트레이터·화가·시인 김예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