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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하는 개발자 May 13. 2022

혼자 있기 좋은 방

활자와 그림이라는 방 안에서 유영하며



이제 나는 카페에서도 종이로 이루어진 '방'이라는 미술관을 유영할 수 있게 된다. 혼자 있기 좋은 방. 필자에게는 이 서적 자체가 하나의 방이다. 마치 조용한 곳에서 마음껏 사색에 잠길 수 있는 하나의 방을 얻은 기분이다. 이 방에서  여러 그림을 감상하며 글을 읽으며 사색한다. - 예술하는 개발자


극명하게 공감을 자아냈던 문장들. 아름다움은 얼마나 가치있는 것인가. 여유 시간이 생길 때마다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그 날 하루를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주며 가치를 부여한다.  저자의 저서에 쓰여있는 문장처럼 살다 보면 그냥 예쁜 것을 보고 싶을 때가 있고 어떤 때는 아름다움을 통해 보이지 않는 내면의 결핍을 채우기도 한다. '미, 美'는 참으로 숭고한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필자에게 아름다움은 순백이며, 고결이며, 이상이며, 삶의 의미다. 그렇기에 필자는 꽃을 사랑하는지도 모르겠다. - 예술하는 개발자





밀리의 서재를 통해 처음 접한 책. 표지 속 '오직 나를 위해, 그림 속에서 잠시 쉼.'이라는 문구처럼 작가는 <혼자 있기 좋은 방>이라는 서적을 통해 그림 속에서 글을 읽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밀리의 서재의 리뷰 중 기억에 남는 리뷰가 있다. '저 표지 뒷모습에 이끌리는 당신을 위한 책'이라고.  맞다. 필자는 저 표지 속 뒷모습에 이끌려 혹시 수록된 작품들도 표지의 분위기와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안고 읽기 시작했다. 그림을 통해 생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작가의 문장이 맑은 물이 흐르듯 매혹적이었으며, 해당 서적에  수록된 대부분의 작품이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고 필자의 취향에 부합했다.




방이란



그렇다면 왜 하필 방인가. 방에는 한 인간의 생이 압축되어 있다. 출생, 성장, 생활, 잠, 노동, 휴식, 질병, 죽음 같은 삶의 중요한 순간부터 근심, 분노, 사색, 번민, 슬픔, 행복, 꿈, 사랑, 침묵이 공존하는 감정 표류의 역사까지 전부 그곳에 있다.-혼자 있기 좋은 방 中


공상과 사유와 탐험이 실현되는 서재, 내 물건들을 보호해 주는 다락방, 어릴 적 상상을 이어가는 베란다, 창조적이고 치열한 작업이 이루어지는 작업실, 각자의 방으로 향하는 이동 통로인 복도, 수많은 추억거리가 가득한 교실, 잠시 머물다 떠나는 호텔방, 아픈 사람들의 거처가 되는 병원, 지적 유희를 누리기에 충분한 서점 등. 우리가 평생 경험하고 기억하는 다양한 형태의 공간은 엄밀한 의미에서 모두 방이다.-혼자 있기 좋은 방 中


<혼자 있기 좋은 방>이라는 제목답게 이 서적에 수록된 그림들은 '방'을 나타낸다. 각각의 방은 그 자체로 아무 의미 없는 방이라 할지라도 그 속에서 머무는 누군가에 따라 의미가 부여되기도 하며, 시간이 흐른다면 그 방은 개인의 내면을 나타내는 페르소나로서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방은 마치 그 사람의 내면을 나타내는 역할을 하는 공간과도 같으며, 때로는  공상과 사유와 물리적인 탐험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필자가 머무는 집이라는 공간 속에서도 가족과 함께했던 모든 추억과 감정들이 표류하지 않을까.  


혹시 특별히 좋아하는 방이 있는가. 필자가 좋아하는 방은 갈색의 원목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이루는 중세 서양의 느낌을 자아내는 서재다. 언젠가 그러한 공간에서 머물며 등받이 의자에 앉아 서재 속에 꽂힌 책을 읽으며 하루를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현대 건축과 인테리어는 모더니즘 및 포스트 모더니즘 건축 양식에 가깝다 할지라도 아직까지 필자의 취향은 중세에 머무른다. 집 밖과 집 안 사이의 경계를 기준으로 어떠한 방이 중세 서양의 향수가 느껴지는 가구들로 둘러싸여 있다면 필자를 잠시나마 1500년대에 머무르게 해주지 않을까. 그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한 사람의 공상과 사유를 실현하게 해주며 내면을 나타내주는 기능을 하는 '방'의 의미일 것이다.



그림이란


꼭 경이로움을 체험하거나 인생의 전환점이 된 그림까지는 아니어도 나를 들여다보고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기회를 준 그림이 한 점쯤 있다면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지 않을까. 그림을 삶에 끌고 들어와 내 삶을 더욱 아름답고 풍성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 그림의 본질이자 진정한 가치일 것이다. 그럴 때 우리의 삶 전체는 하나의 미술관이 될 수 있다.-혼자 있기 좋은 방 中


그림은 삶의 궁극적인 발현이다. 삶을 배제한 그림은 존재할 수 없다. 그림과 삶이 따로일 수 없고, 따로여서도 안 된다. 그림은 삶의 확장이자 축소이며 삶의 무대,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한 점의 그림을 볼 때 우리는 하나의 삶과 마주한다. 그림에는 인간이 지나온 시간의 자취, 희로애락, 일상의 무게감, 영혼의 메시지, 기억의 숨결이 다 녹아 있다. 그 숱한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감동과 여운을 전해줌과 동시에 자신을 돌아보고 내면을 성찰하게 한다.-혼자 있기 좋은 방 中


그림을 본다는 것은 생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시도이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유랑하는 시간이다. 마음을 깊이 점검하는 작업이고, 분별의 지혜를 길어 올리는 행위다. 그리고 마침내 삶의 희망을 단단히 아로새기는 일이다. 이것이 우리가 계속해서 그림을 봐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혼자 있기 좋은 방 中


꼭 경이로움을 체험하거나 인생의 전환점이 된 그림까지는 아니어도 나를 들여다보고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기회를 준 그림이 한 점쯤 있다면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지 않을까-라고 말하는 저자의 문장에 마음속으로 깊은 동의를 표했다. 이 문장을 읽자마자 초등학생 때부터 light academia aesthetic 사진을 좋아했던 어린 시절에서부터 현재까지 변하지 않는 취향이 떠올랐다. 근래 들어서도 새벽마다 밝은 느낌의 사진들을 감상하곤 한다. 그것이 꼭 그림은 아닐지라도 사진이라는 예술 작품 속 세계를 관조하는 것은 깊은 예술적 심미의 세계로 인도된다.


그림이 나타내는 바는 생의 이면과도 같다. 하나의 작품에는 한순간의 시간을 정지한 상태로 스냅샷을 찍은 듯이 삶의 이면을 드러낸다. 어쩌면 사진에도 동일한 의미를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림과 사진을 계속해서 감상하고 관찰하고 관조하고 사색에 잠기는 것은 감상자로 하여금 작품의 세계를 유랑하게 하는 다이아몬드같은 시간을 제공한다. 이와 같이 그림은 삶의 궁극적인 발현이며 삶을 배제한 그림은 존재할 수 없다.



삶이란


우리가 살면서 미루지 말아야 할 것은 성공하고 출세하는 일이 아니다. 그보다는 좋은 친구와 맛있는 음식을 먹고, 그리운 사람에게 전화하고, 사랑하는 이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일,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일이다. 설령 언젠가 그 사람이 사라진다 해도, 훗날 그들을 떠나보낸다 해도, 그때 서로가 나눈 생각과 그 순간의 말들과 그날의 공기는 영원히 내 곁에서 머문다. 그 시간을 어떤 식으로든 떠올릴 수 있다면, 만지지 않아도 느껴진다면, 그건 존재하는 것과 다름없다. 마침내 우리에게 남는 것은 누군가와 함께했던 기억, 그것뿐이다.-혼자 있기 좋은 방 中


그가 화폭에 그려낸 세상은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보편적인 장면들로 밀도 있게 채워나간 그림들은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우아하고 따뜻한 시선은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도록 한다. 삶의 본질이란 하루하루를 즐겁고 생기롭게 살아가는 데 있음을 시사한다.-혼자 있기 좋은 방 中


이 서적에 수록된 그림들은 무언가 거창하고 원대하고 거대한 장면을 그린 그림들이 아니다. 대부분 조용한 방을 관찰한 장면 혹은 일상의 풍경들을 캔버스의 화폭에 담았다. 일상의 그림들을 조용히 응시하면 그 그림들이 마치 개인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기에 접목시킬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는다. 누구나 알고 있던 사실. 그것은 매일같이 지나가는 삶의 장면들이 하나의 그림이 되어 행복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인간은 성공하기에 행복한 존재가 아니라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는 존재다. 그 과정에서의 작은 조각들을 놓치지 않는 것. 그것이 삶이 건조하게 메말라가는 것을 피하는 방법일 것이다. 




아름다움에 대하여


살다 보면 그냥 예쁜 것을 보고 싶을 때가 있다. 때로 사람은 아름다운 것을 보는 것만으로 살아갈 수 있다. 아름다움은 이유 없이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고, 보이지 않는 내면의 결핍을 채워주며, 마음의 균형을 회복시켜 삶을 조화롭고 생동하게 한다. 아름다운 물건, 아름다운 공간, 아름다운 예술, 아름다운 생각, 아름다운 마음, 아름다운 말, 아름다운 행동……. 나는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는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을 만든다고 믿는다. 결국 신이 창조한 것도, 인류를 나아가게 하는 것도, 세상을 구원하는 것도 아름다움이 아닌가 싶다. 아름다움은 힘이 세다.-혼자 있기 좋은 방 中


꽃에는 마력 같은 힘이 있다. 꽃이 공간을 감싸면 일상은 빛나는 세계가 된다. 작은 몸짓 하나로 삶의 무대를 일순간에 감동의 물결로 채운다. 가슴에 따뜻한 온기를 전해주고, 방 안에 향기로운 서정을 담아낸다. 내 방에 있는 꽃은 무슨 이유에서든 나를 소중한 존재로 만들어준다. 문득 곁에 있어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꽃이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사람에게 힘을 주는 존재임은 분명하다. 감미롭고 뜨겁고 애틋하고 찬연하고 다채롭고 생생한 이 모든 감정적 동요들은 아마도 꽃의 마법이리라.-혼자 있기 좋은 방 中



꽃을 사랑하는 마음은 문화의 산물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인지도 모르겠다. - 혼자 있기 좋은 방 中



극명하게 공감을 자아냈던 문장들. 아름다움은 얼마나 가치있는 것인가. 여유 시간이 생길 때마다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그 날 하루를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주며 가치를 부여한다.  저자의 저서에 쓰여있는 문장처럼 살다 보면 그냥 예쁜 것을 보고 싶을 때가 있고 어떤 때는 아름다움을 통해 보이지 않는 내면의 결핍을 채우기도 한다. '미, 美'는 참으로 숭고한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필자에게 아름다움은 순백이며, 고결이며, 이상이며, 삶의 의미다.


그렇기에 필자는 꽃을 사랑하는지도 모르겠다. 필자의 지인들은 알 만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프로필 사진이 웬만해서 꽃으로 도배되어 있다. 스스로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아마 보편적인 사람들보다는 꽃을 더 좋아할 것이다. 아마 필자는 탐미주의자일지도 모른다. 꽃에는 마력 같은 힘이 있으며, 꽃이 주위 공간을 감쌀 때 일상이 빛나는 세계가 되는 그 느낌을 저자는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저자이자 화가인 우지현 님은 필자와 같은 심미주의자일지도 모른다. 



마치며


여러모로 마음이 맞는 가치관들을 활자를 통해 읽으면서 저자분과 만나서 커피 한 잔과 함께 얘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들었던 서적. 수록된 그림이며, 문장을 통해 드러나는 가치관이며, 이 서적 특유의 정적인 분위기며 모두 마음에 들었기에 마치 합일된 느낌이 들었던 서적이다. '디지털 미디어가 아닌 종이라는 매개체로 읽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은 전자책으로 읽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종이책으로 [혼자 있기 좋은 방]을 소장하게 만들었다. 이제 나는 카페에서도 종이로 이루어진 '방'이라는 미술관을 유영할 수 있게 된다. 혼자 있기 좋은 방. 필자에게는 이 서적 자체가 하나의 방이다. 마치 조용한 곳에서 마음껏 사색에 잠길 수 있는 하나의 방을 얻은 기분이다. 이 방에서  여러 그림을 감상하며 글을 읽으며 사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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