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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라야니 Nov 29. 2020

요가 부상

요가 아사나를 하며 다쳤을 때

요가지도자지만 종종 나도 나프다. 어딘가 다치기도 하고 질병이 생기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드러내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일수록 역설적으로 더 그럴 수 있다. 에고가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중이 제머리 못 깎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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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몸 마음을 함께 공부하는 직업의 장점은, 내 자신의 몸 마음을 실험체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내게 일어나는 모든 변화가 누군가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되어줄 수 있다고 생각해보라. 이 또한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의 다르마(다해야 할 일)이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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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변화가 일어날 때는 객관적으로 떨어져서 주시하고 관찰하고 돌아보고 반성하고 가능한한 많은 시도를 해보려 한다. 그런 많은 시도 끝에 언젠가 내 앞에 앉아계신 신실한 요가수련자분들께 진심을 다해 말씀드릴 수 있게 된다. 저의 경험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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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아사나를 하면서 한번도 다쳐보지 않았다면 지금껏 잘해왔다는 것이다. 욕심없이 중용과 절제를 잘 지켜왔다는 것이다. 나도 다치기 전까지는 요가아사나를 하며 한번도 다쳐보지 않은 수련자였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 다친 사람은 뭔가 욕심을 더 내서 다친거겠지...라고 은연중에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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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틀린 생각이었다.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욕심을 더 내도 안 다칠 수도 있고, 거의 욕심을 내지 않았는데도 다칠 수도 있다. 타고난 근골격이 특히 좋을 수도 있고 특히 약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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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조금씩 마일리지가 매일 매일 쌓이다가 어느날 깃털 하나만큼의 무게에도 사막의 낙타가 쓰러져 다시 못 일어나듯 그렇게 무너질 수도 있다. 그렇게 되기전까지 수많은 신호가 내게 전해지지만 대부분 그걸 알아채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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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알아차림이 중요하다.  한없이 겸손하고 겸허해야한다. 놀라우리만치 내 몸 마음을 예민하고 섬세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대부분 다치고나서야 그걸 깨닫게 되므로, 다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바른 길이기는 하다. 만약 다쳤다면 그 또한 이 깨달음을 위한  일이었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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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나마시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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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춥습니다. 특히 다치기 더 쉬운 계절입니다. 동시에 모든 잎이 다 떨어져 마치 죽은 것처럼 보이는 나무가 실상 내면에서 견고한 나이테를 만들어나가는 숭고한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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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절 우리는 한살 더 나이를 먹게 되고, 삐쩍 마른채 차디찬 겨울바람에 맞서 버팁니다. 그 모든 것이 꽃피는 봄을 기다리는 축제의 준비입니다. 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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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겨울 #요가부상 #알아차림 #제주요가 #겨울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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