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뚜기가 요리하기로 하고 첫 식사자리...
"반찬은 왜 없어? 밥상엔 항상 반찬이 최소 5가지는 있어야 한다며?"
"...생각해보니까 굳이 반찬 없어도 될 것 같아. 메인요리만 있어도 충분한데 뭐. 반찬은 정 필요하면 사, 사먹던가..."
"아니 반찬 꼭 있어야 한다면서요! 무조건 만들어 먹어야 한다며!"
그렇게라도 그럭저럭 해나가나 싶더니 며칠 안 가 뚜기는 파업을 선언했다.
"나 더는 요리 못 해! 아니, 안 해!!!"
뚜기는 결혼하면 아내가 차려주는 밥을 먹는 것이 로망이었던 것이다. (근데 왜 그 XX을...!!)
또다시 우리는 길고 기이이이인 회의 끝에 결국 다시 내가 요리하는 것으로 바꿨다.
그냥 바꾼 건 아니었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우린 서로의 한계를 인정했고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그렇게 바뀌게 된 우리의 식사과정을 소개합니다! (예시: 카레)
1. 입맛 까다로운 뚜기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여 준비한 재료를 말랭이 다듬는다. 번거로운 재료 손질은 뚜기가 돕는다.
2. 말랭이 혼잣말과 함께 요리를 시작한다.
"고기를 먼저 볶았던가? 카레가루는 얼마나 넣었지?"
"고기 먼저 볶아야지. 카레가루는 그거 다 넣고."
뚜기는 그동안 수저와 반찬 등을 상 위에 준비한다.
3. 얼추 됐다 싶으면 기미상궁(=뚜기)를 부른다.
"기미, 기미!! 다 했어! 간 봐봐!"
그러면 뚜기가 간을 보면서 추가적으로 마무리한다.
4. 맛있게 먹고 나면 뚜기에게 감사인사를 받는다.
5. 함께 상을 치운 뒤 뚜기가 설거지하면 끝!
이상 모두가 행복한 우리의 식사과정이었습니다.
그렇게 지금 우리는 모두가 만족하는(?) 식사시간을 보내고 있답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