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이 아닌 것’을 견딜 수 없어 ‘보통이 아닌 것’을 감내하는 사람들
아주 보통의 결혼 - 정보라
이 이야기는 “외계인”을 소재로 인간의 “보통의” 삶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우리는 ’정상적인‘ 생활이나 ’보통의‘ 사람이라는 것에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게 아닐까. 우리는 삶의 어느 시기에 놓이더라도 남들의 눈에 정상적이고자 의식하며, 보통의 사람들이 하는 것대로 삶을 영위하고 사회적 관계 속의 역할을 수행하려고 노력한다.
사실 생각해보면 개개인 모두가 이렇게 다르고 삶의 여러 양상들이 다른데 “보통 이렇게 한다”라는 기준대로 살아가야한다는 게 비정상 아닐까. 그러나 우리 사회는 어떠한 개인이 ‘제대로’ 살고 있음을 판단할 때 그기준을 암묵적으로 매우 중요한 기준 중 하나로 삼는다.
그리고 그 기준에서 많이 벗어난 사람을 매우 특이한 사람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외계인과 외계 사회를 바라보듯 궁금해하고 이상해하고 재밌어한다.
이야기 속 남편은 지극히 평범했던 자신의 아내가 사실은 외계인이라는 고백에 충격을 받는다. 그녀는 자신이 외계 행성에서 왔으며 지구에 대한 정보를 외계 상관에게 보고하는 일을 한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자신은 정말로 당신과 사랑에 빠졌다며 이전과 달라질 것은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마치 첩보영화에서 스토리상 마피아의 정체가 드러났을 때의 클리셰다의도적으로 접근하였으나 사실은 정말로 사랑하게 되었고 너에게 내가 피해를 끼칠 일은 없다는.)
혼란에 빠져 집밖으로 뛰쳐나온 그에게 아내의 상사라는 외계인은 그를 진정시킨다. 인간인 그에게 “(인간으로서) 정상적인 생활/ 보통의 남성”으로 다시 돌아가서살라고 하고, 그 생활이 더욱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게끔 평범한 아내의 역할을 수행하는 외계인을 또 사사(?)해준 것이 곱씹을수록 재밌다. 일반적인 보통의 한국 남성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외계인 아내가 필요한 것이다.
남편은 일반적 아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다른)외계인 아내를 받아들인다. 그 아내가 자신이 사랑에 빠졌다고 믿었던 존재가 아닐지라도 그 외계인을 아내로서 받아들인다. 사실 아내가 외계인이라는 사실 외에는 그에게 아내를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유독 사랑스럽게 여겼던 이전 아내의 특징적 신체 일부를 갖고 있지 않은, 다르지만 유사한 외계인 아내를, 받아들인다.
외계인일지라도 평범한 아내의 역할을 수행하는 “평범한” 남편으로서의 삶을 선택한 것이다. 정상적인 보통의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 우리의 강박은 외계인을 받아들이면서까지 엄숙히 수행된다. 보통의 정상적 삶을살아가는 것이 좋다는 이유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그저 받아들이고” 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