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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스크 Jun 15. 2022

맛의 수도 워싱턴 DC

힙하고 또 맛있다!

워싱턴 DC에는 대통령들의 맛집도 많고 조지타운으로 가면 보다 젊은 취향의 힙한 식당들도 즐비하다. 또 해산물, 특히 굴과 랍스터가 유명해서 근사한 해산물 레스토랑도 여럿 눈에 띈다. 즉, 식도락을 즐기기에 딱 좋은 도시라는 이야기. 물론 해산물 요리는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고급 레스토랑에서 코스로 즐기지 않더라도 굴 두어 개나 혹은 크랩 케이크 등으로 살짝 맛을 보는 것도 방법이니 호주머니 사정에 맞추어 최선을 다해 다양한 맛을 즐겨 봐야겠다.


1. Old Ebbitt Grill

오바마 대통령의 최애 맛집 중 한 곳으로 알려진 이 식당은 1856년에 오픈한 워싱턴 DC에서 가장 오래된 살롱이다. Martin's Tavern도 미국 대통령들이 즐겨 찾는 맛집이라고 하는데 혹자가 평하기를 Martin's Tavern을 가느니 Old Ebbitt Grill을 두 번 가는 게 낫다고 해서 우리는 깔끔하게 이 식당만 갔다. 여기는 제철 굴이 가장 유명한데 런치 타임에 가면 좀 싸게 먹을 수 있으니 굴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낮에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함께 주문한 랍스터 수프와 파스타도 맛있었고 무엇보다 여기서 먹은 스파클링 와인이 이번 여행에서 먹어 본 와인 중 가장 훌륭했다. 여기 음식이 짜다는 평이 더러 있는데 나는 미리 덜 짜게 해달라고 얘기를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특별히 짜다는 느낌은 없었다. 간을 세게 먹지 않는 사람이라면 주문 시 덜 짜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게 좋을 것 같다.


2. Boulangerie Christophe

이 베이커리는 조지타운에서 브런치 레스토랑으로 유명하지만 우리는 이미 다른 곳에 예약을 해둔 터라 간식으로 빵만 몇 종류 포장해 왔다. 피스타치오 에클레어가 많이 달지 않아서 무척 맛있었고, 밀푀유도 사르르 녹는 맛이었다. 빵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무엇을 고르든 행복할 것이다. 한편 함께 산 스페인식 오믈렛은 감자가 푸짐하게 들어 있는 데다 제법 두툼해서 다 먹고 나니 속이 아주 든든했다. 꼭 대단한 브런치를 즐기지 않는다 해도 간식 삼아 달콤한 빵 종류를 몇 개 사 먹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3. Clyde's Restaurant 

조지 타운에서 브런치 맛집으로 검색해 찾아간 이 식당은 천정에 모형 비행기가 여럿 매달려 있는 재미있는 인테리어의 가게이다. 우리는 크랩 케이크 에그 베네딕트와 햄버거를 주문했다. 사실 나는 연어도 달걀 반숙도 별로 안 좋아해서 에그 베네딕트를 즐겨 먹지는 않는데, 여기는 연어 대신 크랩 케이크로 만들어진다고 해서 도전해 봤다. 크랩의 짭조름한 맛을 달걀 반숙이 중화해 주어서 아주 맛있게 잘 먹었고, 햄버거는 함께 나온 피클이 아삭아삭하고 상큼해서 느끼하지 않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메뉴들은 전형적인 미국 음식들이라 특별할 것 없고 분위기도 캐주얼하지만 맛이 훌륭해서 아주 만족스러웠던 곳.


4. Cafe Riggs

Riggs 호텔 1층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워싱턴 DC에서 갔던 곳 중 단연 최고의 맛집이다. 사실 이곳은 브런치가 유명한데 짐작컨대 호텔 레스토랑이라 그나마 브런치는 저렴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가격이 비싸서 그렇지 맛은 디너도 흠잡을 데 없이 훌륭했다. 사실 나는 굴을 먹지 않고, 특히 생굴은 식감과 비주얼 때문에 입에도 대지 않는다. 하지만 남편이 하도 맛있다기에 눈 딱 감고하나 먹어 봤는데 레몬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아주 신선하고 상큼해서 맛있게 먹었다. 초고추장 없이도 생굴이 맛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일단 합격. 함께 주문한 랍스터 라비올리와 문어 샐러드, 그리고 식사 후 양이 조금 부족해 추가로 주문한 디저트도 모두 만족스러웠다. 어쨌든 워싱턴 DC에서는 랍스터와 굴을 먹어야 한다는데 비록 랍스터 한 마리는 아니지만 라비올리라도 맛볼 수 있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혹시 나중에 워싱턴 DC를 다시 가게 된다면 여기서 브런치를 먹어보고 싶다. 싸고 맛있게.


5. Baked & Wired

조지타운에서 꼭 컵케이크를 먹어야 한다고 하기에 찾아간 곳. 조지타운에는 컵케이크 가게가 많아서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이곳이 가장 평이 좋고 현지인들도 많이 찾는다고 해서 가보았다. 가게는 크지 않지만 대부분 포장들을 해가는지 테이블이 모자란다는 느낌은 없었다. 가게에 들어서면 다양한 맛의 컵케이크들이 진열대에서 간택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본 투 비 딸기 러버라 여기서도 딸기맛 컵케이크를 골랐는데 많이 달지 않고, 무엇보다 케이크 자체가 굉장히 부드럽고 맛있었다. 조지타운에 갈 기회가 있다면 꼭 들러서 하나 먹어볼 것을 권한다. 달콤한 컵케이크 맛에 단숨에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6. Founding Farmers

숙소 근처에서 평이 가장 좋아 찾아간 브런치 레스토랑으로 전형적인 미국 식당이다. 우리는 프렌치토스트와 아보카도 토스트를 주문했는데 둘 다 엄청나게 맛있지는 않았지만 나쁘지도 않은 무난한 식당이었다. 꼭 가보라고 권할 정도의 맛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뜯어말릴 정도로 나쁘지도 않아서 동선이 맞는다면 들러도 좋을 것 같다. 다만 동선이 맞지 않는데도 일부러 찾아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쨌거나 굳이 순위를 매겨야 한다면 내가 워싱턴에서 갔던 식당 중에서는 여기가 최하위일 것 같다. 이 식당이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다른 곳들이 워낙 맛있었기에. 워싱턴에는 맛집이 많음을 새삼 느끼게 해 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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