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을 앞둔 자가 두려움을 숨기려는 글
끝났다. 퇴사를 권고받았다. 대표의 티타임 신청은 여느 날과 다를 바 없었지만 내용은 완전히 달랐다.
‘회사의 사정이 어려워져 더 이상 모시지 못하게 됭 것 같습니다. (이하 대표의 많은 이야기는 들리지 않았다) ’
“저 짤렸네요.”
다른 회사였다면 이런 표현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제법 회사를 삶의 터전처럼 생각했는데, 퇴사 통보가 아쉬워 마음의 소리가 삐져나왔나 보다.
이틀간 인수인계할 내용을 정리했다. 먼저 퇴사한 이들은 당일날 자리를 빼고 나가버렸지만, 난 왠지 그러기가 싫었다. 머문 자리를 잘 정리하고 떠나고 싶었다.
몇 안 되는 직원들이었기에 내적 친밀감도 있었다. 다들 유능한 분들이라 생각했기에 인사도 개별로 정성스레 했다. 그들은 아쉬워했다. 내게 전달된 아쉬움이 고맙고, 또 슬펐다.
마지막 근무일은 재택근무일이었다. 하지만 난 사무실에 나갔다. 마침 대표도 나와있었다. 나만의 느낌일 수 있지만 내가 사무실에 있는 걸 불편해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정도로 빠르게 정리하고 나올 생각은 없었지만 후딱 자리를 정리하고 빠져나왔다.
“OO님 회사 나가시는 거예요? 정말요? 왜요?”
휴가 중이었던 동료는 미처 내 소식을 전해 듣지 못한 모양이었다. 짐 정리를 마치고 나온 사무실 앞에서 사정을 설명하고 있자니 조금 서글펐다.
삶에서 무언가 마침표를 찍게 됐다. 살면서 수없이 많은 이별을 경험하지만 익숙해지지는 않는 것 같다.
아울러 새로운 글이 곧 시작될 것이다. 마침표를 찍고 난 뒤, 그다음글을 풀어나가듯 내 가치를 따라서 가꿔낼 것이다.
많은 것을 알려주고,
시골쥐에서 서울쥐의 첫 경험을 잘 이끌어준
나의 직장이여 안녕. 잘 지내! 멀리서 응원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