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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공부 중

입으로 하는 공부

by 마음슥슥


그녀의 학구열은 대단하다. 보이는 것마다 입으로 가져간다. 내가 입에 넣는 게 가능한 것일까라는 생각할 틈도 주지 않은 채 바로 입에 넣고 본다. 그녀의 입에 들어갈 만한 것들은 닦고, 씻기에 바빠진 요즘이다.

입으로 세상 공부를 시작한 그녀

오늘은 ‘에듀테이블’이라는 육아 용품을 지아에게 보여주었다. ’공부를 도와주는 책상일까?‘ 갓 세상에 나온 아이에게 벌써부터 교육에 관한 이미지라니. 뭔가 거북스러웠다.


하지만 지아는 애듀테이블의 일부를 입으로 빠는데 정신을 빼앗겼다. 왠지 모르게 안도의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테이블 구석구석을 깨끗이 닦아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는 이 용품의 본질을 재창조한 듯 했다.

장난감의 본분은 무시한 채 일부를 한참 입안에 넣고 집중하는 지아를 보고 있자니 문득 생각이 들었다.


지아에게 공부는 강요하고 싶지 않다. 지아는 자신이 하고 싶은 무언가를 추구했으면 좋겠다. 난 가능하다면 적극적으로 그것을 찾을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찾는 시기가 늦어지더라도 괜찮다고 해줄 것이다. 그리고 하고 싶은지 확실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 줄 것이다. 그저 시도하는 것을 두려워하되 완벽함을 추구하진 말았으면 좋겠다고 친절히 알려줄 것이다.


아직은 입으로 하는 공부밖엔 관심이 없다.


세상이 공부하길 강요하더라도 왜 그것을 알아야 하는지 의문을 지니고 살아가는 그녀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녀는 꼬꼬를 좋아한다

그런데 뒤통수 왜 이렇게 귀여울까?


그녀의 모습은 역시나 매우 사랑스럽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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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