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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 Dec 12. 2024

심플, 충분한 서울대 행정 전략이 필요하다

Triple S Administration

서울대 행정 전략은 대단히 간단하게 정리해 볼 수 있겠다.

Simple, Sufficient, Stratergic Administration이다.


첫 번째로, 우선은 간단해야 하고 깔끔해야 한다. 생각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며 그 속도 역시 엄청 더디다.


두 번째로는 충분해야 한다. 학내 구성원인 학생, 교수, 직원과 대학 밖의 국민 모두의 뜻을 모아서 실행하는 심플함이 답이다. 심플함은 계획이 아닌 실행이며, 또한 소수의 결정권자들의 의사만을 반영한 계획은 덧없다. 모두의 뜻을 담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가 전략이다. 장기 비전을 중심으로 확실한 전략이 필요하다. 총장이 4년마다 바뀔 때마다 이리저리 우왕좌왕하는 것은 서울대 답지 못하다. 현대 사회의 빠른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정책 방향은 10년, 20년, 때로는 50년, 100년 정도의 장기적으로 일정해야 하고, 시류에 따라 그 실행 방법은 좌우로 상하로 그리고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유연>은 자신감의 발로이고 꽉 들어참의 표현이다. 내면의 능력이 충분할 때 비로소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




지금 잠시 중국 드라마 <의천도룡기>를 보는 중인데, 드라마에 나오는 <장삼품의 태극권>이 그러한 것 같다. 장삼품이 시연하는 태극권은 모든 것은 몸에 담고 또한 모든 것이 없는 것처럼 유연하게 움직인다. 그리하면서도 세상의 모든 것을 품은 듯한 웅비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우리 서울대가 그리 했으면 좋겠다. 세상의 모든 것을 품고 있는 것이 대학이고 상아탑이다. 대학에 없는 것은 세상에도 없다는 것이 "과거의 명성"만이 아닌 "현실의 존재"였으면 좋겠다. 모든 것을 품고 있으면서도 유연하게 세상을 맞이하여 당당하게 포용하면서 품는 그러한 바람이었으면 좋겠다.


장삼풍의 태극권의 바람과도 같은, 우리 서울대의 포용의 바람, 혁신의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우리 서울대가 세상에서 받은 모든 혜택을 몇 배로 불려 되돌려 사회에 진 빚을 갚을 수 있는 서울대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되어야 지금껏 34여 년을 서울대와 함께, 여전히 살아오고 있는, 내가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겠다.


우리 서울대의 이름을 세상에 말하기 창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 높고 파란 하늘 위에 떠 있는 구름들처럼, 그냥 바라다 보면, 흐믓한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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