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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는 사람, 이끄는 사람

SNU행정담론 ep#012

by 정현

어느 모임이나 조직을 이끄는 사람을 리더(Leader)라 한다면, 팔로워(Follower)는 따르는 사람을 말한다. 필요에 의해 우리는 모임을 만들고, 또한 필요해서 리더를 선출한다. 어떤 경우에는 리더가 사람을 끌어모아 모임을 만들기도 한다. 이것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문제는 아니고, 어찌 되었든 모임이나 조직에는 리더와 팔로워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된다.


요즈음 뉴스에는 많은 리더들이 등장한다. 대선후보에서 당대표,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의 대표, 축구게임이 열리는 날이면 감독, 리 사회에 리더는 참 많다. 술이 과해 애꿎은 종업원과 실랑이를 벌이는 진상 손님도 '야! 사장 나오라 그래!' 하며 리더를 찾고, '군부독재 물러가라' 외치며 항쟁하던 어두운 시기에도 우리에겐 리더가 있었다. 자연스럽게 우리의 눈은 팔로워보다는 리더들을 향하게 된다.



리더와 팔로워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얼마 전 개인적 문제로 세상을 시끌시끌하게 만들었던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은 과거 리나라를 몇 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 빌 회장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거물 리더(Leader) 답게, 방문시마다 우리 대통령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당시의 모습이 궁금해서 웹에 올라온 사진을 찾아보았다. 사진 속에는 쳐다보기 불편한 사람도 등장했지만, 마음을 꾹 다스리며 몇 장의 사진을 골랐다.


(사진출처: 이투데이)

당시 언론에서 일국의 정상에 대한 결례 문제로 비판이 많았던, 주머니에 손을 넣고 악수를 하는 빌 게이츠의 모습이다. 청와대에서의 결례 문제는 걷어내고, 리더와 팔로워 측면에서만 살펴본다면, 내 눈에는 주머니에 가득 찬 돈을 확인하며 악수를 하고 있는 빌 게이츠가 확실한 리더로 보인다.



(사진출처: 중앙일보)

같은 날, 이사진 속에서 빌 게이츠는 리더로 보이진 않는다. 오히려 호기심에 가득 차 상대방을 바라보는 팔로워에 가워 보인다.



(사진출처: 오마이뉴스)

이 곳에선 조금 전 빌 게이츠가 바라보던 사진 속 상대방은, 또 다른 리더 옆에 공손히 손을 모으고 서있는 확실한 팔로워로 보인다.


리더와 팔로워는 형편에 따라 서로 자리를 바꾸어간다.

우리는 때에 따라 리더가 되고, 때에 따라 우리는 팔로워가 된다.

지극히 상대적이다.


내 안에도 리더와 팔로워는 함께 한다.

나는 때때로 내 감정에 이끌려 예기치 않은 사고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나는 또한, 한없이 게을러지는 나를 두들겨 깨워서 새벽 운동길에 나서게도 만든다.

나는 내게 리더이자 팔로워인 것이다.


나는 지금 누구인가?

나는 내 인생의 리더다.

또한 나는 내 뜻을 따르는 팔로워다.



오늘, 우리의 리더 한 사람 유상철 감독이 하늘의 별이 되었다. 나의 머릿속 유상철 감독은 감독이라기보다 2002년 월드컵에서 중거리포를 멋지게 날리던 최고의 선수다. 영원한 히어로, 멋진 미소를 지닌 고 유상철 감독의 영면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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