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랄 마이크로 단편선
궁극의 질문을 하나 할 수 있다면, 넌 어떻게 하겠어? 어떤 것을 물어도, 모든 것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다면 말이야. 정확하고 무오한 답.
어렸을 때는 말이야. 아무리 물어도 대답해주는 사람이 없었어. 우리 아버지란 사람은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날이 더 많았고, 내 질문이 싫어서 이제 내가 보기 싫은가 보다 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내가 물어보는 게 좀 많았어야지.
어렸을 때는 “왜?”를 달고 살아. 누구나. 모든 사건과 사물에 대해 이유를 묻는거지. 그냥 있는건 없어. 저절로 이뤄지는 것도 없어. 모든 것이 신기한 그 때는 그걸 알아야만, 그 답을 들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때.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는 것이 있고 몰라도 되는 걸 구분하기 시작하지. 살아가는데 충분한 어느 정도 지식만으로 만족하고 그 이상은 ‘교양’이란 이름으로 포장한다구. 교양이라구. 교양이란 이름으로 호기심과 앎을 구분하고 그건 ‘교양’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로 놔두는거야. 왜? 피곤하거든. 왜는 피곤해. 차라리 나의 세상을 만들고 교양은 포기하는게 편하지. 교양을 찾는 질문은 무척이나 피곤한 작업이야. 그 질문을 만들어내는 과정,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 답의 힌트들을 모아모아 전체 그림을 만들고 보물찾기를 하듯 답을 찾아내야 하지. 아무도, 내가 궁금한 것에 대해 답을 해주지 않거든. 세상은 인공지능 AI처럼 나에게 최적화되어 있지 않으니까.
그게 너무 싫었어.
난 세계에 각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다 알고 있다고? 아니, 너무 모르고 있지. 각자들의 세계에 갇혀서 자신들만의 지동설에 갇혀서. 그들에게 가장 필요하면서 충격적인 답을 찾아야 한다고. 지구가 세상에 중심이 아니라는 충격보다 더 거대하고 더 근본적인 답 말이야. 그 답은 모두를 열고 모두를 통일할 수 있을거야. 그러려면 꽤 고통스러운 과정이 필요했어. 오랫동안 말이지.
20년 간 고민하다가 인류 수준의 답은 인류 차원의 노력이 필수 불가결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어. 여기서 모순이 생기지. 아무도 그 답을 알고 싶어하지 않는데, 그들이 애써 도와줄까? 그들은 충분히 자족하고 있는데 대승적 차원에서 자신의 가치를 투자할까. 놉, 그들은 이기적이야. 아니, 인간이 이기적이라고 봐야지.
코인이 나오게 된 건 그래서야.
블록체인 기술로 모두의 리소스를 끌어당길 수 있지. 지구 차원의 에너지가 필요한데, 그 에너지를 끌어당기려면 그럴듯한 유인책이 필요하잖아. 가치를 채굴할 수 있다고 말이야.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진짜는 그들이 말하는 한정된 코인의 갯수가 모두 채굴됐을 때 나타날거야.
수퍼컴퓨터와 전세계 컴퓨터의 리소스를 모두 끌어모아 계산해야만 나오는 궁극의 결과값. 코인이라는 욕망이 아니였다면 절대로 불가능했을 과정이지. 인류 수준으로 절대 풀 수 없는 것. 마치 어렸을 때 즐겨 찾던 오락실에 동전을 끊임없이 넣는거야. 그 동전은 우리의 호기심과 더 이어보려고 하는 욕망이야. 전세계의 동전들, 그 호기심을 질문으로 모았다면 그 화면에는 뭐가 나올까.
그게 뭐라고 생각해?
수십년 간의 투자 끝에 오늘, 드디어 대답을 얻었어.
나는 우주에 하나뿐인 진리를 알게 됐어. 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