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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TR Jun 07. 2022

우리한테 오면 잘해줄 수 있어

아기 천사를 기다리며

그저께와 어제 그렇게 한바탕을 하고 난 뒤, 그렇게 지나간 뒤에도 마음이 뒤숭숭했다. B는 이따금 울었다. 학교에서도 회의를 하다가 울었다고 했다. 아무래도 속상한 마음이 더 울적하게 한 것 같다.


나는 오늘 아침에 한 새로운 임테기 사진을 찍어다가 시간 날 때마다 봤다. 매직아이로 계속 보다 보면 안보이던 선이 보인다. 찾아보니 그런 부부들이 많은가 보다. 임테기와 매직아이가 붙어있는 검색 키워드다.


오랜만에 출근을 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빠졌는데 오늘은 문득 한 번도 들지 않았던 생각을 했다.


우리한테 오면 정말 잘해줄 수 있는데


문득 아이를 기다리는 우리 부부가 괜찮은 엄마 아빠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까지는 한 번도 이런 생각을 못했다. 불안했고, 무서웠다. 잘할 수 있을까 보다 못할 것 같고, 좋은 부모가 된다는 이미지 자체가 잘 그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아침 우리가 좋은 엄마 아빠가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사랑을 주고, 행복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B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또 한 번 눈물을 왈칵 쏟았다.


아기는 지금 천사 날갯짓하면서 있을 거야”

아기 지금 하늘에 있어?”

아니, 우리 곁에 있어. B가 속상해할 때 옆에 와서 이렇게 속삭여주는 거야. ‘엄마 조금만 기다려요. 내가 얼른 갈게요’라고 말이야”


우리는 좋은 엄마 아빠가 될 거야.

우리에게 오면 정말 잘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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