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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우미양가 Dec 06. 2024

날마다 솟는 샘물



한여름 냇가에서 미역 감는 조무래기들처럼

살얼음 낀 저수지에 모여

담방구질 경합을  벌이는 오리들



체조선수가 도약판 구르듯

물의 정수리를 박차고서

허연 궁등짝을 번쩍 추켜 올렸다가

그대로 사라진다



입수는 이쪽인데

한참 후 저쪽에서 쏙, 고개를 내밀자

오리 한 마리, 날개를 활짝 펼쳐

물거죽을 두드리며 응원한다



살 에이는 추위도 아랑곳  않은 채

물속을 헤집고 다니는 저 철 모르는 철새들


발 빨갛게 어는 것도 잊은 채

숨비소리 한 번 없는 자맥질이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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