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냇가에서 미역 감는 조무래기들처럼
살얼음 낀 저수지에 모여
담방구질 경합을 벌이는 오리들
체조선수가 도약판 구르듯
물의 정수리를 박차고서
허연 궁등짝을 번쩍 추켜 올렸다가
그대로 사라진다
입수는 이쪽인데
한참 후 저쪽에서 쏙, 고개를 내밀자
오리 한 마리, 날개를 활짝 펼쳐
물거죽을 두드리며 응원한다
살 에이는 추위도 아랑곳 않은 채
물속을 헤집고 다니는 저 철 모르는 철새들
발 빨갛게 어는 것도 잊은 채
숨비소리 한 번 없는 자맥질이 경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