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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승엽 Apr 09. 2024

초등학교에서는 어떻게 배우는가?를 마치며

과연 학습자 중심의 수업이 가능할까?

'식사'란 인간이 향유하는 고유한 문화 중 하나일 것이다. 지인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대화하고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통해 단순히 살아감을 위한 본능적 행위를 너머 하나의 문화적 행위로 간주되었다는 뜻이다. 

우리가 말하는 '교육'도 마찬가지다. 동물의 '사냥'이나 새의 '날기' 등과 같은 본능에 기댄 자연스러운 '발달'이 아닌 '의도'를 가지고 있는 계획적이고 목적적인 행위를 우리는 '교육'이라 말한다. 교육이 되었다는 것은 그 '의도'대로의 변화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하며, 교육이 덜 되었다는 것은 '의도'가 달성되지 못했다는 것을 뜻한다. 


 가장 기본적인 의무 교육기관인 '초등학교', 전국에 가장 많이 존재하고 가장 많은 학생들이 재적해 있으며, 가장 오랜 기간 머무르는 곳. 우려스러운 출산율 감소에도 전국에는 6,175개(2023년 기준)의 초등학교가 있고 약 266만 명(2022년 기준)의 학생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초등학교에서는 어떤 교육이 이루어지고 어떻게 배움이 일어나는가? 에 대해 그동안 짧게 고찰해 보았다. 


초등학교에서 관심을 가지는 학습의 방향성을 

첫째, 전달식 학습이 아닌 학습자가 중심이 된 활동의 강조

둘째, 학습의 흥미와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학습 방법과 자료의 개발

셋째, 융합적 개념과 탐구 중심의 학습으로 정리하여 기술하였다. 


각각 정보량의 증가, 어린 학습자의 특성, 변화가 가속되는 사회에 기인한 결과라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필자는 현장에 있으며 과연 학습자 중심의 학습이 그것도 융합적로 탐구적으로 가능한가? 에 대해 강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21세기가 도래하던 90년대 말부터 30여 년 가까이를 학습자 중심의 학교문화를 강조하고 이제 어느덧 자리 잡은 모양새다. 하지만 대입입시는 여전히 아니 더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고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전달식, 암기식, 문제풀이식 수업과 학습은 이어진다. 즉, 초등과 중등의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큰 문제 중 하나고 이것이 학습공동체의 철학적 공유를 어렵게 만든다는 점을 먼저 지적하고 싶다. 

학습자 중심, 액티브한 러닝에 감정적으로는 동조하지만 현실의 교육으로써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고나 할까? 가슴으로는 이해하지만 머리로는 인정할 수 없는... 그런 모순점이 발생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입시제도와 관련해서는 워낙 많은 진단과 주장들이 엇갈리므로 다루지 않도록 하고 다시 초등학교의 교육으로 돌아가보자. 


학습자의 활동과 주도성이 강조되는 학습이 아니라면 대안은?이라고 반문할 수 있겠다. 필자가 가장 관심을 가지는 부분이고 이 점에 대한 실천사항을 앞으로 글로 풀어보려 한다. 

바꾸어 말하면 교과의 내용에 대한 학습자의 인식이 주가 될 것이다. 초등학생들. 어린 학습자들은 아직 맥락적으로 판단하고 개념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힘이 부족하다. 교과라고 하는 분화적 사고도 힘들 수 있다. 개념적 렌즈를 끼고 주제를 통합한 간학문적 통섭적 교육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 개념적 렌즈의 장착의 필수 요소로서 사실적 지식에 대한 이해(?)를 강조하고 싶다. '이해는 하는 것이 아니라 오는 것이다.'라는 요즘 핫한 '박자세'를 이끌고 있는 '박문호'박사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사실적 내용에 대한 선행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개념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 교과의 내용은 절대 선험적이지 않다. 어찌 보면 가치 판단에 가까운 도덕이나 사회과의 일부 영역에서도 '지력'과 '기능'이 작동함으로써 판단이 정교해지는 경우가 더 많다. 

중국어로 공부가 '쿵푸'라고 한다. 쿵푸는 훈련을 필요로 한다. 초등학교의 학습은 일련의 반복과 훈련적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문리'가 트듯이 수학의 기하학적 원리를 깨우치고, 역사적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이해하고, 국어과의 글의 구조를 꿰뚫어 보는 안목이 어느새 다가오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반복과 훈련이 필요하다. 역사적 사건의 시간과 공간적 관계성에서 맥락이 펼쳐진다. 도형을 그려보고 조작하며 끊임없이 비교하고 분류해 보면서 그 도형의 속성이 매직아이처럼 떠오른다. 수많은 과학적 사실들을 단순히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탐구와 실험으로써 자연의 형태와 기능이 밀물처럼 밀려들어온다. 

필자는 수많은 수업과 학습을 통해 이점을 경험했고 이것을 감히 '교육되었다.'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앞으로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어쭙잖은 지식이고 주장이지만 필자는 현장에서 직접 매일 학습자들을 대하는 교사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교과의 내용을 인지하고 이어지는 학습자의 활동이, 또는 학습자의 반복적인 활동을 통해 교과의 내용을 인지하는 사례들을 실천하고 이야기해 보고 싶다. 

이것은 이어지는 에피소드로 다루려 한다. 

어린 학습자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놀라운 지적 향상과 발문들로 여러분들을 초대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필자도 함께 배우고 있는 배움의 공간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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