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건넬 문장: 『비행운, 김애란 (문학과지성사)』
아이는 그렇게 오랜 시간 겨우 내가 되려고 아팠던 걸까.
'너는 자라 내가 되겠지…… 겨우 내가 되겠지.'
어떤 건 극복도 했을까요? 때로는 추억이 되는 것도 있을까요? 세상에 아무것도 아닌 것은 없는데, 다른 친구들은 무언가 됐거나 되고 있는 중인 것 같은데. 저 혼자만 이도 저도 아닌 채,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불안해져요. 아니, 어쩌면 이미 아무것도 아닌 것보다 더 나쁜 것이 되어 있는지도 모르고요.
『서른, <비행운>, 김애란 (문학과지성사)』
저도 그랬으면 싶어요. 지금 선 자리가 위태롭고 아찔해도, 징검다리 사이의 간격이 너무 멀어도, 한 발 한 발 제가 발 디딜 자리가 미사일처럼 커다랗게 보였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언젠가 이 시절을 바르게 건너간 뒤 사람들에게 그리고 제 자신에게 이야기하고 싶어요. 나, 좀 늦어도 잘했지. 사실 나는 이걸 잘한다니까 하고 말이에요.
『서른, <비행운>, 김애란 (문학과지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