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건넬 문장: 『인생의 역사, 신형철 (난다)』
돌봄이란 무엇인가. 몸이 불편한 사람을 돌본다는 것은 그가 걷게 될 길의 돌들을 골라내는 일이고, 마음이 불편한 사람을 돌본다는 것은 그를 아프게 할 어떤 말과 행동을 걸러내는 일이다. 돌보는 사람은 언제나 조금 미리 사는 사람이다. 상대방의 미래를 내가 먼저 한번 살고 그것을 당신과 함께 한번 더 사는 일.
『인생의 역사, 신형철 (난다)』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나는 가장 가까운 이들의 나쁜 말과 태도와 행동에 영향을 받으며 살고 있을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안다. 그를 향해 당신을 손상시키면서까지 자기가 살고자 하는 이를 거절하고, 멀어지라고, 어떤 형태로든 그를 돌볼 수는 있겠지만 그의 비참을 자기 삶으로 떠안지 말라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일기, 황정은 (창비)』
형편없는 사람에 머물고 싶지 않다. 소설을 읽고 쓰면 지금보다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내가 쓴 인물에게 배울 수 있다. 그들처럼 살아가려고 노력할 수 있다. '사람은 노력해야 해. 소중한 존재에 대해서는 특히 더 그래야 해.'라는 문장을 썼다면 그 문장을 쓰기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나의 천국은 이곳에 있고 그 또한 내가 두고 갈 것'이란 문장을 쓴 뒤 나는 죽음보다 힘이 센 희망을 느꼈다. 오늘의 사랑, 오늘의 당신, 오늘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2023 제46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최진영 (문학사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