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건넬 문장: 『디스옥타비아, 유진목 (알마)』
만약 삶으로부터 충만한 감정을 얻고 싶다면 우리에게 당장 대가를 바라지 않는 것을 원하라고 말하고 싶다. 이를테면 날씨 같은 것. 흘러가는 구름 같은 것 말이다. 어느 날 나는 우연히 올려다본 하늘에서 달빛에 투명하게 빛나는 기이한 구름들을 보았다. 내가 살아 있어서 이런 구름들을 다 보는구나 하고 시시한 생각에 한참을 잠겨 있었다. 한밤중의 다시없을 창문 밖의 광경은 내가 단지 살아 있기 때문에 볼 수 있었던 것이었다. 물론 창문 밖을 보는 것만으로도 생동하는 마음을 지녀야 할 테지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나의 마음을 좋아한다. 구름을 따라 움직이는 나의 마음을.
『디스옥타비아, 유진목 (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