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을 기대하며
벌써 두 번째 서른도 끝나간다.
만 나이 기준, 즉 생일 기준으로 따지면 서른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만 나이 통일법'으로 인해 합법적으로 두 번의 서른을 지내며 다양한 시간을 보냈다. '서른 어른'이라는 매거진에 적은 나의 지난 글들만 봐도 퇴사 이야기, 직장 이야기, 코로나 이야기, 복잡한 감정에 대한 이야기, 이직 이야기 등. 다사다난한 시간이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글들을 쭉 되돌아보며 이제는 이 매거진을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란하고도 찬란했던 시간들을 뒤로한 채, 이제는 또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생일 기준 서른이 한 달도 안 남았다고 했는데 나의 첫 출산도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태어날 아이와 나는 제법 비슷한 날짜의 생일을 가지게 될 것 같다. 어쩌면 같은 날이 될지도. 새로운 인생으로 들어서는 것이 낯설면서도 기대되고, 기대되면서도 두렵고, 두려우면서도 조금은 즐겁다.
이 복잡 미묘한 감정은 또 무어란 말인가. 새로운 생명을 맞이할 준비를 하며, 앞으로 어떤 인생이 어떤 일상이 펼쳐질지 가늠이 되지도 않으면서 내심 기대가 되기도 한다.
그전까지는 직장과 이직, 퇴사, 진로, 커리어 등. 나의 미래에 대한 생각이 주를 이뤘는데, 요즘은 생전 보지 않던 육아서적을 뒤적이며 집안 곳곳을 새롭게 바꾸는 등 전에 하지 않던 일들을 새롭게 하고 있다. 진로 고민을 끝냈더니 이젠 육아라니. 인생의 새로운 시작은 끝도 없이 펼쳐지는 것 같다.
이 와중에 또 새로운 경험이라면, 짧게나마 근무했던 사서직 공무원으로서의 일상이 있다. 나는 올해 1월 신규 공무원으로 다시 임용되었다. 우리 지역의 한 도서관으로 발령을 받았고, 한 달 반 정도의 기간 동안 근무했다.
원래는 조금 더 오래 근무하고 육아휴직을 할 계획이었으나, 임신한 나의 몸은 더 이상 내 의지대로만 되는 게 아님을 이번 기회에 뼈저리게 느끼며 짧은 근무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참으로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럼에도 근무하며 겪은 새로운 감정들, 새로운 사람들, 이전의 업무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일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나의 이 짧은 경험이라도 궁금해할 분들이 있다면 기꺼이 이 작은 경험을 나누고 싶다.
두 번째 서른의 끝에서 그간의 경험과 앞으로의 경험들을 계속해서 글을 통해 펼쳐나갈 다짐을 해본다. 가끔은 일상에 치여 가끔은 게으름에 치여 놓치는 부분이 생기더라도, 그럼에도 꾸준히 글을 적어야겠다는 마음이 드는 건 이전의 글들이 지금의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때그때의 생각과 감정을 글로 적어둔 덕분에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그땐 그랬지.'라고 회상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아니었다면 나의 서른을 이렇게나 온전히 되새길 수 있었을까.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육아와 사서직 공무원으로서의 일상도 지금과는 다른 너무나도 새로운 경험들이 될 것이기에 그런 경험에서 우러나올 새로운 글들이 스스로도 기대가 된다.
다신 돌아오지 않을 순간들을 글로 남기며.
서른 어른, 이렇게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