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토 Aug 07. 2022

#2. 내가 코로나라니

자가격리 3일 차 - 격리 해제까지 : 코로나 증상

<2022. 08. 01. 월요일> - 자가격리 3일 차

아침에 눈이 잘 안 떠지고 머리가 너무 무겁고 다시 어지럼증이 왔다. 또 새벽 내내 목 통증 때문에 너무 아파서 깨고 자기를 반복했다. 스트렙실을 먹어도 그때뿐이고 목 통증은 전보다 더 심해진 듯했다. 대추차와 죽염 물로 잘 어르고 달래 봤는데도 증상은 더욱 심해진 것 같았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코로나 확진자도 격리 중 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을 수 있다기에 해당 병원에 전화 문의 후 바로 병원으로 갔다. 의사 선생님이 내 목을 보더니 너무 많이 부었다며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라고 하셨다. 그리고 바로 수액을 맞았다. 병원에선 재본 열은 37.4도.


수액을 맞으면서 병원에서 한숨 푹 자고, 약국에서 새로운 약을 탔다. 수액은 실비보험 청구를 위한 서류를 뗐는데 이건 보험마다 다를 수 있으니 개별로 확인이 필요하다. 약국에서는 처방된 약 외에 "목 앤 스프레이"라는 것을 샀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목 통증이 있는 코로나 확진자들이 많이 도움을 받은 제품인 것 같았다. 통증이 너무너무너무너무 심할 때 목에 칙칙 뿌려주면 그나마 좀 살 것 같다.


지난 토요일 코로나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약국에 갔을 때도 집에 필요한 약들을 더 사 올 생각이었지만, 갑자기 느껴지는 매스꺼움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뛰쳐나왔었는데, 이번에는 목 스프레이와 스트랩실 등 필요한 약을 야무지게 챙겨 왔다.


주말을 지내며 나름대로 코로나 증상을 잘 조절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아침 다시 증상들이 심해져서 많이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수액을 맞은 후에는 열이 좀 내리고 어지럼증이 덜해져 다행이었다. 그런데 희한하게 이때부터 두 다리가 매우 무겁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편히 누워있는데도 다리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있는 것 마냥 너무 무거웠다. 마치 마라톤을 하고 온 사람처럼 다리가 띵띵 부은 느낌이었다. 유독 종아리에만 압력이 가득 찬 느낌이랄까. 무겁고, 저렸다. 코로나 확진 유경험자인 남편에게 말하니 이게 근육통의 일종이라고 하였다. 이래서 경력직 경력직 하는가 보다.


오늘까지의 경험으로는 코로나는 목으로 시작해 목으로 끝나는 듯하다. 나 또한 제일 잡기 어려운 통증이 목이었다. 머리는 냉각 패치와 타이레놀, 근육통은 갈근탕 등 해결책이 있었지만, 목은 약을 먹어도 물을 마셔도 도무지 통증이 잡히지 않았다. 오히려 심해지기만 할 뿐. 그래서 여러 검색을 해보고 목에 좋다는 도라지 배즙까지 구입했다. 이로써 목 통증에 대비할 수 있는 다양한 물품을 소유하게 되었고, 증상이 있을 때마다 적절히 처방하는 방법도 익히게 되었는데 아래 그 방법을 공유하겠다.


1. 밥 먹고 약을 먹는다.

2. 양치 후 가글을 한다.

3. 도라지 배즙을 먹는다.

4. 그럼에도 목이 아프면 "목 앤 스프레이"를 뿌린다.(PPL 아님. 내 돈 내산.)

5. 그럼에도 목이 아프면 스트렙실을 먹는다

6. 미지근한 물과 대추차를 수시로 마신다.


"목 앤 스프레이" 사용법에는 1일 3~5회 뿌리라는데 사실 통증이 심해질 때마다 뿌렸다. 심할 때는 하루에 10번도 더 뿌린 것 같다. 스트렙실은 하루에 3~4개만 먹도록 노력했다. 이 또한 그냥 사탕이 아니라 약이기에 너무 많이 먹지 않으려고 했는데, 스트렙실을 안 먹은 대신 목 앤 스프레이를 많이 뿌린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정말 꿀팁은 너무 아플 땐 병원에 가는 거다. 코로나 확진자도 격리 중에 갈 수 있는 병원이 있으니 혼자 끙끙 앓지 말고 너무 힘들 땐 병원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수액 덕분인지, 바뀐 약 덕분인지, 도라지 배즙 덕분인지, 목 앤 스프레이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병원을 다녀온 이후 목이 전보다 많이 좋아졌다. 견딜만한 고통 정도가 되었다. 남편은 이게 다 본인의 지극정성한 보살핌 덕분이라고 하는데 이거도 정말 맞는 말이다. 덕분에 잘 견디고 있다.






<2022. 08. 02. 화요일> - 자가격리 4일 차

새벽에 3번 정도 잠에서 깼다. 한 번은 너무 더워서. 한 번은 목이 너무 간질거려서. 또 한 번은 물을 마시려고. 전날 저녁 약을 먹고 잠이 들면 다음 날 아침 약을 먹기까지 텀이 너무 길다. 그 사이 약효가 다 사라져 새벽 즈음엔 목이 다시 간질간질, 코도 간질간질, 귀까지 간질간질거린다. 그래서 새벽에 깨서 약국에서 별도로 사 온 인후통 약을 먹어줘야 편하게 잠을 청할 수 있다.


자가격리 4일 차 아침. 몸 컨디션이 그래도 60~70% 정도는 회복한 것 같다. 아주 건강한 상태는 아니지만, 어제와 비교하자면 많이 좋아진 편이다. 브레인 포그(Brain fog)라고 하나, 머릿속이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해져서 무언가에 집중하기 어려운 현상 말이다. 글을 쓰고 있는 걸 보면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어쩐지 머리가 좀 무겁고 집중하려들면 약간의 두통이 오기도 한다. 이건 아직 몸이 100% 회복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이 핑계로 좀 더 누워있을 수 있겠다.


아침으로는 보슬보슬한 계란찜을 먹고 약을 먹었다. 목 통증이 많이 줄어들었어도 여전히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식이 삼키기 좋다. 점심을 먹은 후에는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데 난데없이 목이 마구마구 간질거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목 통증을 어느 정도 완화시키고 제법 컨트롤할 줄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또 뭔가. 잘 있다가 갑자기 간질간질 간질간질하면서 참을 수 없는 기침이 쏟아져 나온다.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은데 속에서 솟구쳐 오르듯 기침이 마구 튀어나온다. 콜록콜록. 켈록켈록. 켈렉켈렉. 급하게 목 앤 스프레이와 스트랩실을 처방해보지만 이건 나왔어야 하는 기침이라는 듯 한참을 쏟아내고서야 잦아들었다.


남편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거실은 에어컨을 틀고, 내가 주로 쉬는 공간인 안방은 에어컨을 틀지 않았다. 몸이 이상해서인지 더위가 그리 심하게 느껴지지 않기도 하고, 아무리 약하게 에어컨을 틀어도 찬 공기를 자꾸 쐐면 잔기침이 나오기 때문이었다. 가끔 온몸에서 열이 확 날 때는 에어컨 바람을 쐐기도 하지만 그 왜에는 상온에서 지내는 것이 목이 훨씬 편하다. 그래야 잔기침도 덜 나오고, 건조함도 덜하고, 통증도 덜 하다. 몸도 상온에, 물도 상온에, 음식도 상온에 있는 것이 좋다.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미각이 살짝 이상해진 건지 요 며칠 새 짠맛이 너무 많이 느껴진다. 평소 싱겁게 먹기보다는 맵고 짜게 먹는 것을 좋아한다. 결혼 이후 남편 입맛에 동화되어 많이 순해진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싱겁기보다는 약간 간간하게 먹는 편이다. 그런데 코로나 확진 이후 모든 음식에서 짠맛이 매우 강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평소 먹던 불고기도, 너비아니도, 치킨봉도, 양파절임도, 간장소스도. 심지어 계란찜에 넣은 연두까지 다소 짜게 느껴졌다. 이거 참 모든 음식에 간을 빼고 먹어야 하나. 그런데 희한하게도 물맛만큼은 달달하게 느껴졌다. 이상한 일이다.






<2022. 08. 03. 수요일> - 자가격리 5일 차

코로나에 확진된 이후 처음으로 새벽에 깨지 않고 통잠을 잤다. 너무 깊게 잔 탓인지, 아직 남아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탓인지 잠에서 깰 때 머리가 다소 무거웠어도 전반적으로 몸이 많이 회복됨을 느꼈다. 끝까지 날 괴롭히던 목 통증 또한 많이 좋아졌다.


날카로운 것으로 찌르는 듯한 목 통증, 지속되던 미열, 온몸의 근육통, 난데없는 재채기는 거의 사라졌고 이제 남은 건 마른기침과 조금 이상해진 미각이다.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맞으면 자꾸 기침이 새어 나온다. 차가운 공기가 코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가면 이를 밀어내 듯 계속 잔기침이 나온다. 기침을 할 때 몸이 아픈 건 아니지만 마른기침이 지속되면 목이 조금씩 건조해지고 불편해진다. 이러다 목 통증이 되살아날까 두려워 최대한 에어컨과 선풍기 바람을 맞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리고 미각. 코로나 확진 이후부터 짠맛과 매운맛이 너무 싫어졌다. 짠맛이 너무 많이 느껴지는 바람에 웬만한 음식들이 금방 물려버린다. 매운맛은 가뜩이나 아픈 목을 더 아프게 해 절대 먹고 싶지 않다. 짜지 않고 맵지 않은 음식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남편이 떡국을 생각해냈다. 따뜻하고, 부드럽고, 짜지 않고, 맵지 않은. 까다로운 나의 요구에 딱 맞는 음식이었다. 맑은 육수를 내어 만든 따뜻한 떡국이 꿀떡꿀떡 목으로 잘도 넘어갔다. 그래도 이 와중에 김치는 있어야겠더라 조금이라도. 다행히 달달하게 느껴지던 물맛은 조금씩 원래대로 돌아오고 있는 것 같다. 여전히 물 맛이 희한하게 부드럽게 느껴지긴 하지만 어제와 비교하자면 덜하다.


밥 먹고, 약 먹고, 놀고(티브이 보고), 자고. 이건 마치 곧 첫 돌을 바라보는 조카와 생활 패턴이 비슷해진 느낌이랄까. 반복되는 날들이 다소 지루할 것 같지만 그렇지만도 않다. 이제야 하는 생각이지만 지금 이 격리기간이 어쩌면 코로나 덕분에 맞이한 일종의 방학같이 느껴진다. 몸이 너무 아플 때는 방학이고 뭐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더니,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있을까 싶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속에서 '바쁘다 바빠 현대인'으로 정신없이 살아가다 모든 것이 일시 정지된 지금. 어쩌면 내 삶에 이런 일시정지가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


저녁이 되자 갑자기 컨디션이 안 좋아졌다. 사라진 줄 알았던 두통과 어지럼증이 다시 살아나더니 소파에 앉아있는 게 힘들어 결국 이른 저녁 침대에 누워야 했다. 코로나에 확진된 지 이제 5일 차로 그간 많이 회복했다고 느꼈는데 갑자기 왜 이런 걸까.


아까 저녁 먹고 씻은 후 드라이기 바람으로 머리를 말리다 너무 더워서 에어컨 바람을 쐐러 거실로 나왔었다. 온몸에 땀이 나서 잠시 소파에 앉아 몸을 식힌다는 게 덜 마른 머리가 다 마를 때까지 앉아 있어 버렸다. 에어컨 바람을 쐐니 땀은 식어가는데 잔기침이 쉴 틈 없이 나왔다. 브런치 글을 쓴다고 계속해서 에어컨 바람 밑에 앉아 있던 게 문제였을까. 다시 컨디션이 안 좋아졌다. 이거 참 도무지 안심할 수 없는 바이러스다.






<2022. 08. 04. 목요일> - 자가격리 6일 차

새벽 1시 반쯤. 또다시 참을 수 없는 목 간지러움과 잔기침으로 잠에서 깼다. 지금 내가 자는 건지 깨 있는 건지 정신이 혼란스러운데 기침이 자꾸 튀어나와 물도 마시고, 스프레이도 뿌리고, 스트랩실도 먹고 할 수 있는 건 다 했는데도 기침이 멈추지 않았다. 한동안 기침을 하다가 겨우 진정하고 잠에 들었다.


지난밤 어지럼증 때문에 9시 반쯤 침대에 누웠고, 오늘 아침 9시 반쯤 일어났다. 12시간 가까이를 잔 것이다. 너무 오래 잔 탓인지, 머리가 어지러운 탓인지, 요즘 날씨가 습한 탓인지 모르겠지만 자고 일어나면 마치 물속에서 자다가 일어난 것처럼 머리가 띵하고 몸의 느낌이 이상하다.


잠에 빠진 게 아니라 어디 바다 깊은 곳에 빠졌다가 나온 기분이랄까. 해저 깊은 곳에서 한참을 잠수하다가 물 밖으로 나온 느낌이다. 몸 안 가득 물이 차서 머리도 멍하고 몸도 멍한 느낌. 일어난 후 일정 시간이 지나야 몸속에 가득 찼던 물이 조금씩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코막힘이 있어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지만 숨 쉬는 것도 영 편하지만은 않다.


오늘은 아침부터 컨디션이 안 좋아 하루 종일 누워서 잠만 잤다. 밤새 그렇게 잤는데도 낮에 더 잘 수 있다는 게 놀랍긴 하나 누워있으면 스르르 잠이 든다. 미열도 다시 생긴 듯하고, 어지럽고 멍해서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회복될만하면 다시 심해지고, 좋아질 만하면 다시 증상이 올라오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이거 딴생각하지 말고 온전히 몸 회복에만 신경 쓰라는 뜻일까.


어제 컨디션이 제법 좋아졌을 때, 코로나 확진으로 생긴 격리기간이 마치 방학 같다고 느꼈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직장인이 무슨 사유로 일주일을 통으로 직장에 가지 않을 수 있을까.(개인 연가 사용 말고.) 이렇게 생긴 귀한 시간을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을까 혼자 고민도 했다.


평소 생산적인 취미, 남는 게 있는 쉬는 시간을 좋아한다. 쉬더라도 마냥 쉬기보다는 다음을 위한 준비, 내일을 위한 배움을 선호한다. 그래서 요즘 베이킹 클래스도 다니고, 주말엔 자투리 천을 가지고 헤어밴드를 만들기도 했다. 어쩌면 선물처럼 주어진 코로나 격리 기간도 그렇게 활용해보면 어떨까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무래도 욕심이 과했었나 보다. 지금은 정말 온전히 건강 회복에만 신경 쓸 때인 것 같다.






<2022. 08. 05. 금요일> - 자가격리 7일 차. 어느덧 마지막 날.

날이 더워 새벽에 몇 번이고 잠을 설쳤다. 몸이 안 좋은 느낌은 아니었고, 그냥 정말 날이 더워서. 더운 날씨가 덥게 느껴지는 걸 보니 몸이 회복되고 있는가 싶었다. 코로나 증상이 심할 땐 날씨와 상관없이 몸이 제멋대로 추웠다 더웠다 했으니까 말이다.


오늘 아침 약을 마지막으로 이제 병원에서 타 온 약도 동이 났다. 약이 다 떨어지면 어떡하나 걱정했었는데 우려와 달리 약 없이도 하루를 버티고 있다. 약간의 어지러움과 목 건조 및 가래가 생기는 것만 제외하면 몸은 어느 정도 좋아진 상태다. 이 모든 게 다 나으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건 확실한 듯하다. 아직까지도 에어컨 바람은 힘드니.


코로나 걸리기 전과 비교해보면 한 80% 정도 회복한 것 같다. 자가격리는 끝나가지만 100% 회복은 결코 아니다. 밥 먹는 양도 현저히 줄었고, 입맛도 별로 없다. 쉽게 멍 해지는 머리 탓에 집중이 어려워 누워있는 것이 편하다. 누워서 유튜브나 예능을 보다가도 화려한 장면들이 지나가면 어지럽고, 눈도 금방 피곤해진다. 쉬는 시간을 의욕적으로 생산적으로 의미 있게 보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데도, 이번 격리기간만큼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로지 쉬는 것을 선택했다. 뭘 더 할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었기에 선택권이 없었다고 해야 하나.


자가격리가 2주였던 때가 있었는데, 괜히 2주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때는 자가 격리자들을 관리하고 구호물품을 나눠주던 입장이라 2주가 아주 길게만 느껴졌는데, 코로나의 파괴력을 느끼고 보니 2주 간의 회복기간이 정말 필요하겠다 라는 생각이다.


이전 15화 #1. 내가 코로나라니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