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나는 새들

by 샹송

한 겨울, 쓸쓸한 풍경에 활기를 불어넣는 새들.


공허한 공기 속에 울려 퍼지는 지저귐에는 절로 귀가 기울어지고, 떼로 날아다니며 하늘 한쪽을 점령한 모습에는 눈길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덤불 속에서 파닥거리며 귀엽게 지저귀는 참새들을 보면 미소가 지어집니다. 이름 모를 새가 익숙한 울음소리를 내며 노을을 가로지르는 모습은, 어린 시절 해가 지도록 바깥에서 놀던 풍경을 떠올리게 합니다. '까악 까악' 까마귀가 울면 왠지 마음이 조급해기도 하네요.


햇빛도 바람도 생기가 아닌 쓸쓸함의 계절이 되어버리면 그렇게 새들의 존재가 돋보입니다. 먹이를 구하려는 바지런한 모습이 수선스럽지만 추위에도 아랑곳 않는 것이 안쓰럽기도 합니다. 펴지 않고는 날지 못하기에 추위에도 날개를 활짝 편 모습이 보기에 좋습니다.


가지만 남은 겨울나무의 가장 반가운 친구도 새들입니다. 이파리가 떨어진 나무는 바람이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묵묵부답이네요. 우두커니 서있는 모습이 튼튼하게는 보일지라도 외로움을 감출 수는 없습니다. 생동감이나 활기가 느껴지지 않아 그렇게 큰 나무에 작은 새 한 마리의 존재가 크고 힘이 셉니다. 새가 앉았다 날아오르면 나무가 그것을 아쉽게 바라보고 있는 듯 느껴집니다. 새가 자주 찾아가 머물기를 바라는 마음이 드네요.


제게도 이른 아침이나 한가로운 오후에 새들이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창문 가까이에서 들리는 지저귐에 내다보면 참새가 휘어진 대나무에 앉아있는 것이 보입니다. 짹짹이며 앉아 쉬다가도 절 눈치채면 바로 쪼르르 날아오르는데요. 붙잡을 수 없어 보고만 있는 그때는 저도 우두커니 선 나무가 된 기분이 듭니다.


겨울은 식물들도 동물들도 모두가 쓸쓸함을 느끼는 계절입니다. 렇게 겨울을 보내고 나면 우리들처럼 봄을 사랑하게 되겠죠. 쩌면 힘찬 날갯짓이나 지저귐 사이에도, 가만히 서 있는 묵묵함 속에도, 하얗게 쌓인 눈 위로 남은 발자국 뒤로도, 우리들 모르게 봄을 기다리는 대화가 오갈지도 모릅니다. 그런 생각이 들 때면 벌써 봄이 온 듯 따스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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