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게 까치가 우는 아침이었습니다. 바람기 없이 햇살이 맑은 날이라 쏟아지는 볕이 환했습니다. 꼭 풋눈처럼 서리가 얕게 세상을 덮어 더 하얬습니다. 두껍게 쌓이는 눈과 달리 서리는 옷처럼 입혀진 듯 보였습니다. 눈이 비라면 서리는 이슬정도겠죠. 겨울에도 세상은 반짝입니다. 눈이나 서리가 해에 녹아가면서 정말 하얗게 반짝이죠. 삶의 배경에는 언제나 반짝임이 가득합니다.
구름 한 점도 없는 파란 하늘 아래 나뭇가지는 하얗게 새로 태어났습니다. 원래가 하얀색인 듯 꽃처럼 보였고, 햇살이 들자 나무는 황금색으로 빛이 났습니다. 처음 보는 모습에 한참 시선을 빼앗겼습니다. 이전에도 보였던 풍경을 제가 놓쳤던 거겠죠.
나무를 지나쳐 걸으니 작은 새들이 파닥거리고 지저귀는 소리가 들립니다. 추위 때문인지 덤불 속에 모여 앉아 있다 근처 나무로 날아가 콕콕거리면서 뭔가를 쪼아 먹습니다. 겨울이라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데 무엇을 먹는 것인지 궁금하네요.
이맘때 참새나 작은 새들을 보면 유독 통통해 보입니다. 추위에 대비해 몸을 동그랗게 움츠리고 깃털을 세우기에 털이 찐 것처럼 보여 그렇다고 하네요. 계절에 적응을 하며 살아가는 것뿐인데 너무 귀엽습니다. 우리들도 겨울이 되면 두꺼운 옷을 입고 장갑이나 모자로 무장을 해 더 살찐 모습이 되니 비슷하네요. 모두가 추운 날씨에 대비해 겨울을 잘 나야겠습니다.
저는 감기가 걸려 이틀정도를 집안에서만 보내야 했습니다. 저로서는 밖을 나가지 않고 집안에서만 있는 게 시골에 살면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현관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바깥인데, 그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도 빨리 감기가 달아나서 완전히 개운하지 않지만 예쁜 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