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일 때

시골독립기

by 샹송

작년에 비어있던 할아버지의 집을 수리했었다. 내가 들어가 살고 싶다 해서 고쳤는데 얼마 안 가 몸이 안 좋아져서 다시 부모님 댁으로 어갔다. 이번 해 여름부터 일주일에 한, 두 번 와서 지내다 저번달이 되어서 돌아왔다.


집은 마을의 중심부에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떠들썩한 대화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자동차와 전동차, 농기계가 지나가는 소리도 잘 들렸다. 큰 마을이 아니라 대체로 조용했지만 더 한산한 곳을 바랐다. 여기 동네 같으면 강변 쪽이 좋을 듯하다. 친구네 집이 그곳에 한 채 있는데 주변 집들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내가 바라는 곳은 이런 곳이다. 앞에 작은 강이 흐르고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고 햇살이 잘 드는 작은 마당과 꽃과 나무를 심을 화단이 있다면 만족스다.

부모님과 같이 지낼 때도 그럭저럭 괜찮다고 느꼈지만 혼자가 되니 편했다. 그것은 부모님과 있을 때의 내가 진짜 내 모습이 아니어서 그랬을 것이다. 가족들, 친구들 아니면 직장동료들에게 각각 숨기는 것이 달랐을 뿐 나를 나답게 드러낸 적은 없었다. 다른 사람들과 있다 보면 나답기가 쉽지 않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표현하는 것이 서툴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살 때였나. 커서 무슨 직업을 가지고 싶은지 생각해 봤을 때였다. 그때 특정한 직업을 떠올리지 않았고 마냥 예쁘게 차려입고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키가 커 보이는 구두를 신고 그에 어울리는 옷을 입고서. 그래서인지 이십 대가 되었을 때 아픈 발을 참아가며 줄곧 높은 구두를 신고 다녔다.


그런데 나는 집에 있을 때도 꾸민 모습으로 있는 것을 좋아다. 좋아하는 립스틱 색깔을 바르고 꽃무늬 원피스 같은 것을 입고 있는 게 즐겁다고 해야 할까. 시장에 가면 파는 화려한 색과 무늬들도 좋아했다. 하지만 가족들과 지내면서 입기엔 너무 시선을 끌 것이다. 밥을 먹으면서 책을 읽는 것이나 크게 음악을 틀어 놓는 것도 혼자 있을 때에 편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래서 혼자 있을 때면 마음에 여유가 들고 잊고 있던 설렘 같은 것이 찾아올 때가 다. 하고 싶은 것이나 먹고 싶은 것이 많아진다. 마음이 편하다는 뜻이다. 독립은 나를 더 뚜렷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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