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 중에 매일 아침 7시마다 돌아가며 라이브톡을 진행하는 곳이 있다. 오늘은 들어온 지 불과 1주일밖에 안된 나의 첫 라이브 날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지난주 시험 결과 발표를 앞두고 며칠 동안 잠을 못 이룬 것으로 인해 밤낮이 바뀌어 있었다. 때문에 어제까지 다른 사람의 라이브를 보지 못했다. 10분간 어떤 말을 어떻게 전달하는지 참고도 못하고, 무엇보다 제시간에 일어나지 않으면 창피하고, 나를 초대해준 그룹장으로부터 신뢰를 잃게 될 터였다.
마침, 코로나로 인해 중단되었다가 다시 열린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있었다. 새벽 4시 심지어 내가 응원하는 맨시티 경기였다. 한 때 할 엘로드의 미라클 모닝을 실천했던 시절로 다시 돌아가려면 어차피 하루 정도 무리해서 기상해야 했다. 오늘 경기와 라이브를 위해 알람을 4시부터 6시까지 한 시간 단위로 맞춰놓았다.
4시에 바로 일어났다. 세수하고 와서 경기를 시청했다. 하프 타임 동안 라이브에서 뭘 말할지 생각했다. 경기가 끝나자 6시. 기구로 팔 굽혀 펴기 하고, 방석 깔고 15분 동안 절 했다. 108배를 하는데 통상 12분가량 걸리니 150배 정도는 했을 거다. 시간 대비 효율 높은 전신 유산소 운동이라 알려져 있고, 이것도 사실 오늘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6시 30분 샤워를 하고 집을 나섰다.
아파트 단지 하늘공원에 올라갔다. 휴대폰에 대고 떠들어야 해서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운동하러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7시가 거의 다 되어서 할 수 없이 놀이터 벤치에 앉아 시작했다. 라이브는 다행히 성공적으로 마쳤다. 바람도 시원하고 매미와 새 울음소리에 기분 좋았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몇 가지 루틴을 끝내고 아침 풍경을 만끽하고 보니 그동안 이 모든 걸 늦잠으로 놓쳤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알람으로 며칠 동안 기상시각을 조절해서 오늘 같이 풍요로운 아침을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