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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ttitude Sep 24. 2021

꾸준히 보다 잘 쓰기로 했다.

100일 일기쓰기가 어느 덧 1주일 가량 남았다. 90일 이상 쓰면 개근상으로 '신나는 글쓰기'라는 유료모임에 1회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나는 네이버 블로그 챌린지로 시작한 매일쓰기를 이어나가려고 100일 일기쓰기에 참여했다. 계속 쓰려던 차에 예전에 함께했던 글쓰기 커뮤니티에서 분량 등 제한이 없는 쓰기모임을 열었던 것이다. 


글감이 없을 때도 있었고, 쓰기 귀찮은 날도 있었다. 그래도 현재까지 일기쓰기에 참여한 90여일 간은 한번정도 빼고는 자정을 넘기지 않고, 하루도 빠뜨리지 않았다.


모든 글이 다 수준급이면 좋겠지만, 대부분은 보는 사람을 생각한 글이 아니다. 철저히 내멋대로 써지는 대로 썼다. 그나마 독자를 신경쓴 부분이라면 나의 일상과 삶에 대한 노출의 수위조절 정도다. 


블챌부터 오늘까지 140일이나 넘게 매일 쓰면서 필력이 늘었는지는 모르겠다. 매일 써내기에만 급급했지 퇴고 한 번 해보지 않았다. 쓸 때마다 의식적으로 노력한 부분도 없다. 


그래도 최소한 '어쨌든 쓰고 만다' 정도는 있다. 자리에 앉아서 500자 정도는 가뿐히 써 낼수 있다. 사소한 글감 하나 정도 캐치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이정도도 성과인걸까.


쓰기 싫은 날, 쓸게 없던 날에도 기어코 써낸건 매일 꾸준히 쓰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누구에게? 일단 일기쓰기 방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나말고도 수많은 이웃을 거느렸을 블로그 이웃들 중 누군가가 알아주면 보너스고. 그거말고는 무엇을 위해 매일 썼을까? 엮어서 책을 내려고? 이렇게 계속 쓰는 것만으로도 실력이 늘거 같아서? 


90일 넘게 써서 글쓰기모임 무료참가 기회도 받았겠다, 매일 쓰는 걸 기대하는 이도 딱히 없고, 하다못해 이슬아 작가님 처럼 일간 글을 배달하는 것과 같은 책임과 의무도 없다. 이런 감정을 글 쓰면서 수차례 겪었지만, 친구의 추천으로 읽은 '원씽'을 읽고, 그 친구가 '원씽'을 읽고 결심한 바를 본받아 나도 글쓰기에서 진정 얻고자 하는 바, 이루고자 하는 바를 다시 생각해봤다. 매일쓰는 행위는 글을 써본 사람이나 안 써본 사람 모두에게 쉬워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앞으로 내게 주어진 시간을 글쓰기를 위해 어떻게 쓰는게 더 바람직할까 생각해보면 꾸준히 그냥 쓰기보다 체계적인 연습이 답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래서 하루도 빠짐없이 쓰는 걸 포기하기로 했다. 


나는 글을 꾸준히 보다 '잘' 쓰고 싶다. 지금도 작가의 서랍에 야심차게 구상해서 저장해 둔 글도 많이 쌓여있다. 매일 뚝딱 대충 써내는 거 말고, 제대로 써내고픈 글들. 


에너지가 충분하고 실력 있는 사람들은 훨씬 많은 날동안 꾸준히 쓰고 심지어 필력도 좋다. 나는 거기에 못미치는 걸 깔끔하게 인정하고, 차분히 성장을 도모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래도 100일도 넘게 매일 써온 관성이 있어서 앞으로도 얼마간은 두세줄이라도 매일 쓸 것 같다. 어쨌든 매일 써내기 보다 일주일에 하나라도 읽을 맛이 나는 좋은 글을 써보고 싶다.


Photo by Jess Bailey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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