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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눈경영 Jun 16. 2018

인공지능의 본격적 일자리 잠식? UiPath

1조 클럽 유니콘 제 226호 

유니콘(Unicorn)은 전설 속의 동물인, 이마에 뿔이 달린 말이다. 동시에, 기업가치가 1 Billion US Dollar (부르기 쉽게 1조 원이라고 치자)를 넘어선 스타트업들을 칭하는 단어이고, 유명한 벤처투자가인 Aileen Lee가 2013년에 처음 그리 부르면서 일반 명사화되었다. CB Insight라는 연구기관이 이를 친절히 정리해 주고 있고, 그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백만장자의 1천 배 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유니콘들 중 흥미로운 기업들을 골라, 무엇을 하는 회사이고, 어떠한 사업모델과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지를 쉽게 풀어보려고 한다.

갈수록 빨라지는 유니콘 등장주기 (source: CBInsight)


패션처럼 경영도 유행을 탄다. 학계에서 그럴듯한 이론을 내놓으면 이를 컨설팅 회사들이 덥석 물어서, 더욱 멋지게 패키지 해서 기업들에게 장사를 한다. 효과가 어마어마하다면서, 경쟁사들은 다 하는데 안 하면 뒤쳐진다면서 구슬리고, 자신감이 부족한 경영진들을 유혹한다. 


90년대 대표적인 유행(fad) 중 하나가 BPR (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이었다. BPR이란, 쉽게 말해, 회사 내에서 벌어지는 업무를 분석하고, 최적화하는 일련의 활동이다. 특히 불필요한 단계들이 있으면 이를 없애는 경우가 많았다. 구조조정의 명분으로 악용되는 경우도 많았지만, 효율성을 높이는 목적으로 IT시스템 도입과 연계되면서, 기업들의 효율 및 경쟁력이 높아지는 면에서 기여한 바도 크다고 볼 수 있다.


BPR이라는 큰 우산하에, 몇 가지 파생 개념들이 있다. 예를 들어, 업무의 일부를 통째로 외부 회사에 맡기는 BPO (Business Process Outsourcing)이 대표적이다. IT부서를 없애고 삼성 SDS, LG CNS 같은 회사에게 통째로 맡기는 경우가 한 사례이다. Outsourcing 외에도 Offshoring (예를 들어 콜센터를 외국으로 옮기는..)  등 다양한 주제들이 등장했다. 



BPR? RPA!


BPR의 일부로도 볼 수 있고, 21세기 버전의 BPR이라고 볼 수 있는 테마가 Robotic Process Automation (RPA)이다. 쉽게 말해 로봇(인공지능)에게 업무의 일부를 맡기는 것을 말한다. 현재는 시장 규모가 1 조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현재의 인공지능 수준에 의해 제약이 된다고 봐야 되고, 향후 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다. 


RPA 시장 규모 예측 (Source: HfS)


그리고 UiPath.. 


UiPath는, 위에서 설명한 RPA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다. 지난 3월 Kleiner Perkins (메리 미커가 속한 유명 벤처캐피털), Accel 등이 1500억 원 이상을 투자하면서 유니콘 대열에 합류했다. 최근, 기업용 AI 분야의 저명한 상도 받았다.


UiPath의 원리는 간단하다. 예를 들어, 영업사원이 장사를 잘 해서 매출이 발생하여, 해당 주문에 대한 입력을 하는 과정을 가정하자. 상대 회사 이름 (주로 시스템에 미리 등록되어 있어서 검색해서 클릭한다고 치자), 판매 품목명/번호, 판매 가격, 날짜 등등을 입력한다. 한 달 뒤, 제품에 만족한 같은 고객에게서 더 큰 물량의 주문이 이메일을 통해 들어왔다고 하면, 영업사원은 시스템에 접속해서 다시 입력하게 된다. 


한편, UiPath를 사용하면 영업사원이 자는 동안 이메일이 도착하면, UiPath가 이메일을 열고, 첨부된 주문장을 해석해서 주문 시스템에 필요한 정보를 다 입력하고 주문처리를 완료한다. 입금이 완료되었다는 증빙서류가 도착하면 이를 읽고 영수증도 발행해서 메일로 보낸다. 영업사원은, 그동안 자리에 앉아서 단순 입력하던 일에서 해방되어, 고객을 하나라도 더 만나고, 제품에 대해 하나라도 더 공부할 시간을 갖게 된다.

UiPath 화면 예시

그러면, UiPath는 어떻게 이런 지능을 갖게 되는가? 우선, 대부분 인공지능이 그렇듯이 학습과정이 필요하다. 즉, 사람(조교라고 하자)이 UiPath 프로그램을 실행시킨 상태에서, 마치 후배 사원에게 가르치듯이 한번 시범을 보여준다. UiPath 프로그램은 이 과정을 동영상 인식 기능을 동원해서 어떤 메뉴에 어떤 값을 어디서 추출해서 입력해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 물론, 조교는 UiPath 프로그램에 숙련된 사람이어야 한다. 


이메일도 마찬가지다. 회사마다 사용하는 문서의 모양과 내용이 다르지만, 문자인식(Text Recognition) 기능을 활용하면 어떤 내용인지 이해가 가능하다. 이메일 본문이 아닌, 첨부된 공식 문서의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복잡한 자연어 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 까지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UiPath 같은 Robotic Process Automation은, 직장인들의 일하는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BMW를 포함, 700개 이상의 고객들을 확보했다고 하니 조만간 한국어를 공부하고 나면 주변에도 사용한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일자리의 미래


이제 실제로 사람의 일을 대체하는 인공지능이 확산되고 있다. 인공지능이 없애는 일자리와 만들어내는 일자리 중 어느 것이 많을 것인가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1970년대 뉴욕의 법무법인(Law Firm)을 잠시 상상해 보자. 20층에 위치한 한 변호사가 비서로부터 노란색 봉투를 전달받는다. 이 변호사는, 계약서를 읽어 본 뒤 24층 사내 도서관으로 가서 몇 시간 동안 과거 사례들을 뒤져 본다. 그렇게 논리를 정리한 다음, 고객으로 모시는 기업을 대신해서 계약서를 펜으로 직접 수정하고 복사본을 만들고, 비서에게 편지 내용을 불러주면, 비서가 타자기로 쳐서 봉투에 담아서 지하 우편팀으로 보내고, 우편팀은 이를 들고 달려간다. 


지금은 위에 언급한 과정 중에 "논리를 정리"하는 단계와 "편지를 쓰는" 단계를 제외하면 모두 전자화 되어있다. 타이핑해주는 비서, 우편팀 등이 다 없어졌을 것이다. 그러한 기능이 없어지면 실업자가 될 수도 있고, 각자 패션 디자이너, 벤처 기업인이 되었을 수도 있다. 모르는 일이다. 


영업사원들의 공통적인 불만은, 바로 책상에서 수행하는 행정업무이다. 이를 인공지능이 대신해 주면 불만은 줄어들겠지만, 불만을 토해낼 인원수도 그만큼 줄어든다. 그 줄어든 자리는 과연 실업자를 한 명 더 늘렸을까? 아니면 인공지능 엔지니어를 한 명 더 늘렸을까? 시간만이 답해줄 수 있는 질문이다.



#인공지능 #AI #유니콘 #UiP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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