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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개 Nov 16. 2021

문턱.

어린 가을을  꿈꾸며 9월의 무더운 여름 끝을 헤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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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문턱에서,

등 뒤의 여름은 아쉬워야 했다. 


문턱은 없었고,

여름은 지겨웠다. 


여름은 인간의 수명을 닮았다. 

가을이라 여겼던 9월의 마지막 날, 

여름은 뜨거운 호흡을 헐떡이며 수명을 연장했다.


문턱은 계절에게도 걸림돌이 되어버렸다. 

번거롭기만 했다.


어느 틈엔가 아무런 기척도 없이 

문턱 없는 삶의 공간에 계절이 있고,

느닷없는 계절의 방 안에 내가 있다. 


계절이 그래서는 곤란하다. 

남은 계절에 전념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아쉬운 시간이 있어야 한다.  

오는 변화를 기대하고 맞이 할 준비도 필요하다.


시간이 교차되던 공간의 경계.

온도와 빛과 바람의 향기

그 물리적 변화가 몸과 마음을 흔들어 깨우던 시간


늙은 여름은 오간데 없고 가을은 다 커버린 채로 나타났다.

아쉬움에 전념할 것도 기대에 설렐 마음도 없다.

공허함 속에 당혹감이 들어찬다.


갓 태어난 어린 가을을 만나려고 떠난 여행.

다 늙어빠진 여름의 심술에 놀아났다.


문턱.

걸려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조심스럽게 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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