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mboy
밀양시 상남면 연금리. 내가 학창시절을 보낸 곳이다. 작은 시골 마을에서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낸 나에게 서울은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었다. 내가 좋아하던 연예인과 매일 밤 듣던 라디오 방송국이 있는 곳, 멋진 장소들이 넘쳐나고 멋진 사람들이 끊임없이 활보하는 곳, 별빛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곳, 그런 서울을 동경했었다.
내가 처음 서울로 발을 내디딘 건 20살 대학 시절 때부터였다. 서울은 내가 상상했던 대로 반짝반짝 빛났다. 나는 그런 서울에서 몇 명의 연인들을 만났고, 몇 명의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었고, 반짝반짝 빛나는 숱한 밤들을 보내었다. 그리고 그러는 동안 나는 비로소 알게 되었다. 별빛이 자신의 좌표 안에서 그토록 빛나기 위해서는 수많은 좌표의 어둠이 면이 되어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가족 하나 없는 낯선 서울 땅에서 가난한 내게 허락된 공간은 10평도 되지 않는 단칸방이 전부였고, 나는 그 공간에서 홀로 수없이 울었고 또 외로워했었다. 사랑이 끝난 후에 마주한 고통을 혼자 감내해야 했으며 우정 뒤에 숨어있던 시기와 질투와 오해가 난무하는 순간에도 상처 난 마음을 그 공간에서 감춰내야 했다. 수없이 방황했고, 흔들렸고, 수많은 어둠의 좌표들을 새겼었다.
내게 서울이 무어냐 묻는다면 나는 내 20대, 지나간 내 청춘이 고스란히 묻혀 있는 곳이라 말하겠다. 30대가 된 지금은 더 이상 서울에 살지 않지만 그래서 더 서울이 그리울 때가 있다. 나의 지나간 청춘, 20대의 내가 문득문득 애틋하게 떠오를 때, 그럴 때면 서울 밤하늘의 희미한 별빛들이 미친 듯이 그리워진다.
살아가야 하고, 살아내야 하는 서울이라는 장소의 취향
“슬픈 어른은 늘 뒷걸음만 치고, 미운 스물을 넘긴 넌 지루해 보여.
불이 붙어 빨리 타면 안 되니까 우리 사랑을 응원해.
젊은 우리, 나이테는 잘 보이지 않고 찬란한 빛에 눈이 멀어 꺼져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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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다른 점만 닮았고 철이 들어 먼저 떨어져 버린 너와 이젠 나도 닮았네. ”
- 혁오, TOM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