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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부 Oct 27. 2021

가을 햇살에 빨래가 마른다.

어제의 눈물이 가을 햇살에 마른다

가을 햇살에 빨래가 마른다.


어제 입었던 옷이 마른다.


어제의 고됨이

어제의 슬픔이

어제의 아픔이


가득 베어있던 어제가 말끔하게 씻겨져 가을 해를 담아 뽀송해졌다.


바삭거리는 옷의 어깨를 양손에 잡고 위로 들어 아래로 내리치며 먼지를 털어낸다.


어제의 먼지 몇알이 반짝이다 사라졌다.


돌아보면 그리 나쁘지는 않았는데, 어제는 그렇게 사라졌다.

그래도 몇 번은 웃었던 것 같은데, 잠시 반짝이다 그렇게 사라졌다.


옷을 입었다.


빵 몇 조각과 함께 아침 커피를 마셨다.

빵냄새가 그리고 커피향이 옷에 베인다.

오늘이 베인다.


목단추를 채우며 거울에 비친 나에게 입꼬리를 살짝 올려 인사를 건냈다.


‘괜찮아, 괜찮을거야’ 거울속 내가 조용히 속삭인다.


다시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가을 햇살에 빨래가 마른다.


어제의 눈물 가을 햇살에 마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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