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부부의 베이커리 창업 일지
개미부부의 베이커리 창업 일지
때는 2022년 초, 한창 코로나로 홍대나 성수동 같은 핫플 상권들은 죽어가던 때였죠. 창업하기에 어려운 시기이긴 했지만, 골목상권은 상황이 달랐어요. 사람들은 멀리 외출하기에 부담스러워 도보권 생활을 많이 했고, 당시 재택근무가 활발했어서 골목상권은 꽤나 매력적이었습니다.
우리는 빵과 디저트를 즐기는 인구가 많이 사는 도보권 상권을 생각하며, 몇몇 동네를 추려 매물을 찾아다녔습니다.
젊은 층의 여자, 1인 가구가 많은 곳
골목의 유동인구가 시간대를 크게 가리지 않고 꾸준히 많은 곳
인테리어 비용 절감을 위한 신축 건물
이 정도로 생각한 우선순위에 따라 매물을 찾고, 근처 빵집들도 시장조사했어요. 그렇게 부지런히 발품을 팔다가, 어느 동네의 10평 남짓한 자그마한 가게를 계약하게 되었어요. 이 조건들을 다 충족하면서도 우리의 자금사정과 잘 맞다고 생각했죠.
주거지 골목에 열 평 남짓한 작은 가게를 계약한 우리, 과연 후회 없는 선택이었을까요? 그땐 ‘소상공인마당 상권정보 (sg.sbiz.or.kr)‘도 열심히 들여다 보고 상권도 여러 차례 방문해 보며 나름 열심히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 당시의 상권분석이라는 게 허술하기 짝이 없었어요.
준비 과정에서 더 꼼꼼히 보지 못한 것들을 떠올려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다른 예비창업자 분들께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평일, 주말에 수차례 방문해서 오전-오후-밤 시간대 사람들의 소비패턴을 살펴볼 것!(어떤 가게들을 많이 가는지, 빵집과 유사한 소비패턴을 보이는 가게들의 손님 수는 어느 정도 되는지 등)
동네마다 다른 객단가의 차이에 민감해지기. 소비 인구수는 물론이거니와 디저트를 소비하는 데 어느 선까지 돈을 쓰는지, 손님들의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하기!
신뢰감과 친밀감이 쌓인 관계의 가게 사장님이 아니면, 대략적인 분위기를 물어도 제대로 답해주지 않는 게 당연한 사실(이익관계의 부동산 사장님도 마찬가지). 그러니 더 부지런히 라포를 쌓아 발품을 팔기!
상권 분석의 핵심은 현장을 얼마나 더 자주 가서 머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저희는 다행히도 C급의 상권과 계약을 맺진 않았지만, 더 신중하게 알아보고 했더라면 다른 좋은 상권을 발견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가게를 오픈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위드코로나가 되면서 상권의 분위기도 아주 많이 달라지긴 했습니다. 핫플레이스가 많은 동네로 사람들이 몰리고 주말에 여행 가는 사람들도 늘면서, 골목상권이 이전과 다르게 휑해졌죠. 게다가 500미터 근방의 백화점에 대형 베이커리가 들어오는 변수도 있어서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그래도 이렇게 불가항력적인 부분들 말고라도 할 수 있는 한은 부지런히 시간을 써 상권 분석에 힘을 쏟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상권은 매출의 꽤 큰 부분을 차지하는 데다가 계약 기간을 감안했을 때 쉽게 돌이키기 힘든 부분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