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명진 Dec 17. 2018

이해는 하는데, 서운한 건 서운한 거야

강송희 작가의 에세이집 <어느 날 뚜벅이가 걸어왔다, 말을>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이해는 이해고, 서운함은 서운함이다. 이해는 이성의 영역이고, 서운함은 감정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해는 하는데 서운하다’라는 말은 모순이 아니다.



강송희 작가의 이 솔직하고도 묵직한 문장이 내 작은 생각 속에 겹쳤다. 어떤 문장으로 지금의 생각을 정리해서 적어내야 할지는 잘 모르겠으나 확실한 부분은 있다. 요즘의 내가 ‘이해’와 ‘서운함’이라는 감정이 부딪히는 슬픈 모순처럼, ‘불안’과 ‘편안함’ 사이에서 꽤나 힘들어하며 지쳐가고 있다는 것.


편하지만 불안하다는 말 또한 절대 모순이 아니며 인간관계나 연애, 사회생활 등 모두에 적용되는 문장이다. 나의 오늘은 어제와 크게 다를 것이 없어 편안한데, 내일이 불안한 까닭은 무엇일까. 스스로에게 자꾸 묻는다. 하지만 속상하게도 뾰족한 답은 들려오지 않는다.


매일 밤이, 우리가 나름의 고민으로 지새우는 가장 긴 밤이 되는 것만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응답하라 1994>의 엔딩을 기억하시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