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 疑心

by 이음하나

25년 7월.
무더운 여름의 어느 날, 나는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다.

회사에서 퇴사를 권한 적도 없었고,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 생긴 것도 아니었다.

그냥.
이상하게 퇴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달만 더 버티면 3년을 꽉 채우는 4년 차가 되고,
이제 제법 자리가 잡혀 내가 가진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을 텐데.

그냥.
이곳은 더 이상 내가 있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그래서 가장 좋을 때 퇴사를 결심했다.

나는 평소 “남편이 이래서요… 남편과 상의해 볼게요…”
이런 말을 잘 사용하지 않는데
퇴사 이유를 말하려고 보니 ‘그냥.’이라고 적을 수 없어
남편 일을 돕기 위해서라고 했다.

아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전적으로 그 일을 하려고 한 것도 아니었다.

이상하게 그냥 무언가에 이끌리듯 그랬다.

그러다 우연히 보게 된 사주팔자에서
내 마음이 왜 그랬는지를 알려주었다.

사주를 맹신하는 편은 아니지만
기묘하게도 얼추 맞아떨어지는 느낌에
뭔가 더 믿고 싶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사주는 이렇게 말해주었다.

7월부터는 변화의 시작이다.
환경이 변하면 생각도 변한다.
직장을 그만둔 것은 아주 잘한 일이다.
이제부터는 머릿속에 그려놓은 삶대로
살아갈 것이다.
더 이상 남을 위해서만 살지 않을 것이다.
글쓰기에 재주가 있
사람을 모으고 이야기를 하라.

참 놀라웠다.


뭔가 덜컥 사표를 내는 대책 없는 일을 저지른 것 같아

마음 한편에 죄책감? 이 있던 나는

그 말에 뭔가 위로를 받은 기분이 이었다.

그 알쏭달쏭 함에 쐐기를 박은건,
오래전부터 글을 쓰고 싶었던 나는
평소 보기만 하던 브런치 작가에 도전했고,
몇 번은 떨어질 것 같았는데
뜻밖에도 한 번에 합격이라는 큰 선물을 받았다.

그날부터 나는 ‘작가’가 되었다.
아직 출간도 해보지 않았고, 구독자도 없어서
차마 ‘작가’라고 하기엔 부끄러워
작가 지망생이라는 명찰을 달아보았다.

글마다 30개쯤 되는 라이킷이 눌린 걸 보고
나는 그 30명이 모두 글을 읽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사이트는 냉정했다.
라이킷만 눌러진 경우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래서 글쓰기가 어렵다고 하보다.

한 번에 작가로 합격이 되고
한 글로 반짝이는 조회수도 맛보아
쉽지 않을까 각했지만

결국 글은 누군가에게 ‘읽혀야 한다’는 것.
읽히는 글을 쓴다는 것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해보고 싶어 용기를 냈는데
하필 가장 어려운 일을 택했다.

역시 내 인생은 쉬운 것이 하나 없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문득 고민이 된다.

나는 정말, 글에 재주가 있는 사람일까?


요즘,
여러 번 나를 의심하고 있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