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재택근무의 시대지만 매일 같이 출근을 한다. 최근에 직장이 번화가에서 살짝 벗어난 곳으로 이전을 했다. 건물을 단독으로 쓰기 때문에 근처를 오가는 사람은 우리들 뿐이다. 사람 구경조차 힘든 곳. 대체로 그런 곳이다. 일상은 더욱 단순해졌다.
아침 일찍 일어나 간단히 스트레칭을 한다. 혼자 차를 운전해 회사에 도착하고 하루 종일 정해진 자리에 앉아 모니터를 바라보며 업무를 처리한다. 점심은 사내 라운지에서 간단히 해결하고 몇 번의 회의를 한 뒤 러시아워를 피해 다시 운전을 하여 퇴근을 한다. 상당히 단조로운 일상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평화롭다는 말은 아니다 보이는 것과 달리 늘 치열한 게 나의 업무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책상과 회의실, 그리고 라운지와 회사 앞마당 정도를 오가는 것이 대부분이고, 주말이라고 다르지 않다는 것도 일상을 더욱 재미없게 만든다.
내가 의도적이고 소소한 노력을 더해 일상을 환기하지 않는다면 매일매일이 더욱 지루해지겠지.
그래서 일주일 혹은 열흘에 한 번 출근길에 화원에 들러 꽃을 사는 이벤트를 가지기로 한다. 사내 라운지에 화병을 가져다 두고 보고 싶은 꽃을 꽃는다. 멤버들이 모두 무던한 것은 다행이다. 크게 기뻐하지도 크게 관심을 가지거나 싫어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일부는 반겨주기도 한다.
듣고 싶은 음악을 선곡해서 라운지에 배경음악을 만들어둔다. 적어도 이곳은 사소한 내 행복이 머무르는 곳이어야한다. 어떤날은 마시고 싶은 커피 원두를 사 온다. 취향이 맞는 동료와 커피를 나눈다. 점심에 간단히 데워먹을 음식에 장식처럼 올릴 작은 허브화분을 키워본다.
라운지에서 짧은 휴식 동안 읽을 수 있도록 손이 닿을 곳에 에세이집을 꽂아 놓는다.
누군가는 왜 그렇게 까지 하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공간이 주는 힘을 믿는다. 일상에서 머무르는 비중이 큰 이 공간은 더더욱 그럴 것이다.
어제는 출장을 간다는 J가 퇴근하는 나를 픽업해서 거의 다섯시간을 달려 먼 곳으로 왔다. 이것은 여행은 아니기 때문에 그의 업무가 끝나면 다시 그만큼을 운전해 집으로 가야 한다. 그리고 내일이면 다시 출근을 할 것이다.
일상은 그렇게 하나의 끈처럼 길게 길게 이어진다. 지루하게.
그걸 비틀어 형태를 만드는 것은 결국 나에게 달려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루하고 정적인 일상에 짧은 여행의 활력을 더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