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서랍

저는 이렇게 씁니다.

by 도토리





매일매일 조금씩 써보라. 희망도 절망도 느끼지 말고.
- 카렌 블릭센



저는 가끔은 묵은 감정을 털어내기 위해서 글을 씁니다. 사실 글이라기보다 문장이거나 단어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어디에도 배설되지 못한 감정이 목 끝까지 차올라 견딜 수 없는 날이 있는데요.

그럴 땐 혼자 조용히 명상을 하거나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는 등의 행동을 해서 마음을 고요하게 가라앉힐 필요가 있지만 매 순간 그렇게 할 조건이 갖춰지진 않기 때문에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스마트폰을 들어 브런치에 한 줄의 글을 씁니다. 그 한 문장이 잘 써지면 감정이 조금 해소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브런치에서 제공하는 '작가의 서랍'에 한 줄짜리 글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그 문장을 이어서 글이라는 묶음을 만드는 건 쉽지가 않기 때문이지요. 지나가 버린 감정을 붙들고 글을 쓰기란 희미한 기억을 붙잡아 과거를 유추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서요.

내가 왜 이걸 썼더라? 하는 일이 허다합니다.

아마도 그렇게 보관되다가 삭제되어버릴 문장인 경우가 많아요. 문득 그 문장에 공감을 하게 되면 끝말잇기를 하듯 이어나가는 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는 대부분 한 번씩 정리할 때 삭제를 해버리게 됩니다. 다시 보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문장인 경우가 많아서요..(네네...싸O월드..그거요.)




전문적인 작가란 대부분 글 쓰는 것을 포기하지 않은 아마추어들이었다.
- Richard Bach



물론 저는 작가는 아닙니다만, 글쓰기란 건 쓸수록 어려워지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제가 포기하지 않고 글을 쓴다고 해서 명문장이 남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계속 써보려고 합니다.

감성이 가득하다 못해 넘치는 문장도 어느 때엔 괜찮게 느껴질지 모르니까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