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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리나 Aug 27. 2024

망부석  같은 사람들

속수무책

미국에서 살아보았다 그리고 중국에서도 제법 오래 살았다. 매번 아무 소득도 없이 돌아오거나 좀 더 실패해서 돌아왔다. 그때마다  개똥 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가슴에서 올라오는 나의  목소리를 들었다. 내가 한국적이지 않은 줄 알았다. 그런데 뼛속 깊이 한국적이었다. 남편과 같이 우리가 할 일이 있을까 찾아보아도 찾질 못했다. 아무런 생각이 나질 않았다. 그냥 하루 세끼 꼬박 챙겨 먹으며 살아있기만 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일만 남은 대책 없는 가정이 어쩌려고 저러나 라는 프레임은 그 후로도 오랫동안  우리 가족을 묶고 있었다.  돌아와서 시간이 좀 지나  남편은  알바를 같이 하던 아주머니의 소개로 생산공장 일용직  자리 얻어  들어갔다. 그리고 거기서 15년을 일하고 퇴직했다. 우린 살아남았고 이제 원할 때 조금씩 일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남편과 나는 감사하며 산, 하나님의 돌보심에 관해.  

작년부터 해외여행을  한번 가고 싶었다. 티브이를 보면  여기도 괜찮고 저기도 괜찮고 다 괜찮은데 갈만 한  데가 없었다. 석양이 멋진 곳이 너무 많고 아름다운 해변도 너무 많은데도 말이다. 두 사람이 이젠 크게 자책하진 않는다.  몸이 움직여지지  않을 때는 나도 모르는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을  익힌 우리. 사는 곳에 붙은  머무르며 사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바람이 있다면 우리가 산 방식이 이 말씀대로 산 것이었기를 바란다 , 그때는 모르고 산 것이지만.


Trust in the Lord with your all heart, and do not rely on your understanding; think about Him in all your ways, and He will guide you on the right pa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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