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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A Apr 26. 2020

간신열전

회사에 도서관이 없어진 이후

휴게실 책장에 장르불문 꽂혀있는 책들 중에서

단연코 자극적인 제목으로 '간신열전'이란

책이 눈에 띄었다.

궁금해서 들여다보니

정도전, 한명회, 이자겸 등의 역사 속 인물이

간신으로 기술되어 있었다.

모두들 희대의 권력가가 아니던가.

간신이 되어야 왕의 남자가 될 수 있다는

을 반어적으로 쓴 글인가 하는 의심이

들 지경이었다.

물론 책 표지에 '간신을 감별하지 못하면

나라도 기업도 망한다.'는 메시지가 쓰여있기는

다.

하지만 대개의 주군은 간신을 감별하지

못하고 간신임을 의심스러워할지라도

그들의 중독성 있는 아첨을 떨쳐내지 못한다.

그러므로 회사에서도 득세를 하려면

간신이 되는 편이 개인에게는 이롭다.

기본적인 역량을 갖추기만 했다면 

필요한 말보다 의사결정자가

듣고 싶은 말을 하는 이가

출중한 능력을 갖고도

가끔 쓴소리 하는 하는 이들보다

출세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터득하게 되었다.

전통적인 기업문화에

우리 회사는 어떤 점이 부족하고

그래서 어떻게 개선해야 한다는 따위의

진단이나 조언을 감히 상관 앞에서 한다면

후일 그는 죽어라 일하고 출세도 못한

'등신 열전'에 수록되기 쉽다.

그러나 이런 등신들이야말로 나라와 기업의

뿌리 깊은 병을 치료하고 체질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나도 알고 그들도 안다.

하지만 늘 그렇듯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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