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로는 날 수 없다

by 서하


껍데기로는 날 수 없다



이제서야 알았다.


껍데기로는 날 수 없음이 아니라

날 수 없으니 껍데기였다는 것을.


쏟아내고 담아내는

눈물의 무게는 가볍지 않기에,

허망한 빈 껍데기에 묶인

날개 잃은 나를 알았다.



이제야 알아버렸다.


눈물이 나를,

빈 껍데기 나를 알아주었으니.

눈물로 적셔진 눈을 감추지 않으련다.


나를 공허에서 밀어낼 때까지

무너진 틈이 메워질 때까지

울고 또 울 것이다.


마르지 않는 슬픔이

내 날갯짓의 까닭이기에.



그러나 나는 안다.

껍데기로는 날 수 없음을.

눈물로만은 텅 빈 그 속을 물들일 수 없음을.



오늘에서야 알아버렸다.

껍데기 안고 날아보려,

버티며, 외면하던 나를 붙잡고 있던

빈 껍데기 나를,


오늘에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어쩌자고 빈 껍데기 안고

허공으로 허우적거렸던가?





瑞夏(서하) 쓰다


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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