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삶이 이야기가 되는 글쓰기
오늘 아침은 조금 일찍 눈을 떴다. 창문 너머의 빛보다 먼저 깨어났다. 나는 곧바로 노트북을 켜고 강의안을 다시 열었다. 프롬프트 예시를 검토하고, 발표 자료를 정리한다. AI와 함께 만든 강의안이지만, 강의는 결국 ‘사람’이 전하는 것이다. 무엇을 말할 것인가 보다,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그 시작은 언제나 ‘질문’이다. 어떤 질문으로 문을 열 것인가, 그것이 강의의 방향을 바꾼다. 질문은 도구가 아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여는 손길이고, 내 안의 감정을 끌어올리는 마중물이다.
언제부터 질문이 두렵지 않았을까? 과거의 나는 질문받는 것을 두려워했다. 경매 사례를 공부하던 시절, 강사가 나에게 질문을 던질 때마다, 분명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답은 머릿속을 뱅뱅 돌고 있다. 그리 어렵지 않은 것임에도, 두려움에 답을 말하지 못하고 얼어붙었다. 정답을 알면서도 그것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는다. 지금도 비슷하다. 정답이어도 입을 다물고 답을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학원을 마치고 나서 코치가 된 이후로는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아마도 질문을 던지는 연습을 많이 한 덕분이고, 코칭의 철학이 내 안에 내재된 것 같다. "모든 해답은 자신 안에 있다."는 말이 옳다고 생각해서이다. 질문은 마음을 꺼내고, 마음을 들여다보는 도구에 불과하다.
코치들을 위한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 강의의 주제는 ‘AI 활용 코치로 성장하기’이다. 강의의 시작은 여전히 질문이다. “나에게 AI란 어떤 존재인가요?” 이 질문에는 정답이 없다. 그래서 진짜 자신들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그 속에는 각자가 살아가고 있는 삶의 방식을 비롯하여 다양한 의견, 감정들이 살아 있다. AI는 나의 파트너이다. 나와 함께 질문을 고르고 다듬는다. 그 시간에 나는 자신을 만나고 있다. 스크린 속 챗봇이 던지는 질문들은, 나의 파트너로서 존중하고 AI가 알려준 질문들을 다시금 새겨본다.
“당신은 왜 그 일을 계속하나요?”
“당신이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한 문장들의 질문은,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마음이 떠오르게 한다. 지쳐 있을 때, 방향을 잃었을 때, 그런 질문 하나가 나를 다시 중심으로 데려다 놓는다. 하루 종일 AI와 대화를 나눴지만, 가장 깊은 대화는 결국 나 자신과의 대화이다. 나와 진심으로 마주하는 순간을 만나게 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결국 질문의 힘이고, 질문이 내 삶에 자리를 만드는 방식이다. 좋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지식이 많은 사람이 아니다. 마음을 깊이 들여다본 사람이다. 과거 조직에 있을 때, 신입 직원들에게 이런 말을 자주 했다. “진짜 바보는, 아무 질문도 하지 않는 사람이다.” 질문은 자신의 삶을 책임지는 태도이다. 하루에 수많은 대화 속에 살지만, 때로는 단 하나의 질문이 더 큰 울림을 주기도 한다. 지금 나는 그 울림 속에 머물고 있다. 그게 어쩌면 나를 살아내는 방식인지도 모르겠다.
오늘 나는 질문으로 하루를 시작했고, 질문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다. 슬라이드를 만들며 고민했던 것도 결국은 하나이다. ‘나 자신에게 어떤 질문을 건넬 것인가?’이런 질문은 고민하게 한다. 자신에게 던질 수 있는 질문이 많은 듯하지만 막상 던지면, 답이 없는 경우들이 많다. 어쩌면 이것이 나이를 먹었다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런 고민 속에서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지금, 내가 나에게 던지고 싶은 질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묻는다. “당신은 어떤 질문 앞에서 오래 멈추게 되나요?”
그 질문이, 당신 삶의 이야기를 꺼내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