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팅의 암묵적인 표준 전면 35%, 측면 15%. 명백한 도로교통법 위반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큰 고민 없이 선택하는 썬팅 농도, 일명 ‘국민 썬팅’이라 불리는 조합이 있다. 전면 유리 35%, 측면 유리 15%라는 조합은 마치 암묵적인 표준처럼 자리 잡았지만, 이 관행은 사실 명백한 법 위반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짙은 썬팅이 시야 확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며, 사고 발생 시 과실 비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법을 무심코 어기고 있는 현실, 이제는 직시할 때다.
운전자 사이에서 널리 퍼진 ‘국민 썬팅’ 농도는 실제 도로교통법에서 정한 기준과는 한참 거리가 있다. 도로교통법 시행령 제28조에 따르면, 전면 유리는 가시광선 투과율이 70% 이상, 운전자 좌우 측면 유리는 4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대중적으로 설치되는 35%와 15% 농도의 필름은 이를 완전히 위반하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법적 기준을 무시한 썬팅이 단순히 과태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비록 적발 시 부과되는 금액은 승용차 기준 2만 원에 불과하지만, 실제 사고로 이어질 경우 그 대가는 상상 이상이다.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썬팅이 운전자의 ‘전방주시 태만’으로 간주되어 과실 비율이 높아질 수 있다. 이는 보험금 지급, 형사 책임 등으로 이어져 수천만 원의 경제적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
썬팅이 짙어질수록 운전자가 보행자나 장애물을 인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늦어진다. 특히 야간이나 악천후 시에는 그 차이가 더욱 극명해진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투과율 35%의 필름은 법 기준인 70%에 비해 보행자를 인지하는 거리를 최대 30%까지 단축시킨다.
이는 곧 사고 가능성을 기하급수적으로 높인다는 의미다. 비 오는 밤, 시야가 제한된 도로 위에서 짙은 썬팅은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특히 어두운 터널을 지날 때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운전자의 반응 시간은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다. 그 순간, 잘못된 썬팅 선택이 생명을 위협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많은 운전자들이 정기검사 때만 썬팅 필름을 잠시 제거하거나, 단속만 피하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전용 측정 장비로 자동차 유리의 투과율을 정확히 확인하며, 기준 미달 시 예외 없이 '부적합' 판정을 내린다. 이로 인해 검사 불합격은 물론, 재검사 비용과 시간까지 낭비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교통사고 발생 시 보험사나 경찰은 불법 썬팅을 운전자의 주의 의무 위반으로 간주할 수 있다. 실제 조사 과정에서 짙은 썬팅이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면, 과실 비율이 높아져 보험 처리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불법 썬팅은 단순한 미관이나 편의를 위한 선택이 아닌, 자신과 타인의 법적·경제적 리스크를 높이는 행위다.
일부 운전자들은 “햇빛 차단과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변명이다. 최근에는 70% 이상의 밝은 투과율을 유지하면서도, 적외선(열) 차단율이 90% 이상에 달하는 고성능 썬팅 필름이 다수 출시되고 있다.
특히 세라믹이나 카본 기반 필름은 시인성과 기능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며, 법적 기준도 충족한다. 즉, 합법적인 선에서 충분히 쾌적하고 효율적인 썬팅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지 '어두워 보여야 멋지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불법을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시대에 뒤처진 발상이다.
‘국민 썬팅’이라는 이름 아래 수많은 운전자들이 무심코 위법을 저지르고 있다. 과태료 몇만 원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과 직결된 시야 확보와 사고 책임이라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사안이다.
지금 당장 내 차의 썬팅 농도를 점검해보자. 합법과 불법의 경계는 분명하고, 그 선택이 나와 가족, 도로 위 모든 이의 안전을 결정지을 수 있다. 무심코 지나쳤던 창문 너머의 진실, 이제는 바로잡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