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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진 Jan 28. 2020

일제가 남긴 건축물, 제주 알뜨르 비행장

제주 공간 여행

제주도에는 아름다운 자연과 맛있는 먹거리,

멋진 건축물만 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에 등재된 제주도지만

마음 아픈 역사의 현장도 존재한다.  


제주 서귀포시 모슬포항 근처에는

일제 시대에  일본군이 만든

알뜨르라는 이름의 비행장과 격납고가 있다.



알은 아래, 뜨르는 들을 의미하는

제주 방언인데

해안마을을 뜻한다 한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은

제주도민들의 삶의 터전을 강제로 빼앗고

그들을 강제로 동원해

비행장과 전투기 격납고를 만들었는데

현재 19개 격납고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제주 송악산이 보이는 이곳은 현재

제주 올레길이 지나가고 있고

무 밭이 있는 제주도민들의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이곳은 어느 해 4월에 방문했는데,

아주머니들이 군데군데 모여

무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은  

제주 비바리들이 아닌 외국인이었다.

파트 타이머로 일을 하는지

아니면 멀리 해외에서 이곳까지 와서

제주 비바리가 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애써 묻지는 않았다)



송악산이 보이는 이 아름다운 들판에

일본군의 비행장과 비행기 격납고라니...

그래도 보존이 잘 되어 있어

역사 교육의 현장 역할을 하니

나름 의미가 있구나 싶다.



비록 적이 설계한 건축물이지만

참 잘 만들긴 했다.

전투기 한 대가 딱~ 알맞게 들어가고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뒷구멍을 만들었고

지붕에 잡초를 씌워 위장 했다.  


1930년대에 콘크리트로

나름 정교한 건축물을 짓기에는

어떤 어려움이 있었을지 궁금하다.



어느 격납고 하에만

비행기가 전시되어 있는데

이는 태평양전쟁 당시의 비행기가 아니고

그때 당시 '제로센'이라는 전투기를

실물 크기의 모형으로 만든 것이다.


방문객들은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비행기 곳곳에 걸어 두었다.



제주 대중교통을 활용하기 어려운

지역에 있는 알뜨르 비행장.

혹시 가파도, 마라도에 갈 예정이라면

잠시 발길을 돌려

이곳에 들려 보면 좋겠다.



#제주도 #알뜨르 #일본 #일제 #비행기

#격납고 #모슬포 #남제주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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