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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진 Oct 10. 2020

은밀한 색계(色界), 코미노 블루라군

레몬 블루 몰타

지중해의 섬나라 몰타(Malta)는

크게 3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몰타 본섬, 고조(Gozo) 섬 그리고 

본섬과 고조 섬 사이에 있는

코미노(Comino) 섬이 그것이다. 


코미노(Comino) 섬 위치


코미노 섬의 면적은 약 3.5 ㎢,

우리나라 추자도(약 7㎢)의 절반만 한 

이 작은 섬이 오늘의  촬영 여행지다. 



코미노 섬으로 가려면 

당연히 배를 타야 한다. 

몰타 본섬에서 출발할 수도 있고 

고조 섬에서 출발할 수도 있다. 


나는 하루 전날 고조 섬에 여장을 풀었고 

아침 일찍 첫 배를 타려고 

8시 넘어서 고조 섬 선착장으로 갔다. 


코미노 섬 가는 배편을 예약한다는 

비치파라솔을 보고 그리로 가서 물었다. 

"어른 한 명, 얼만가요?"

"12유로요" 

'으응? 이상한데?'

코미노 섬 가는 뱃삯이 10유로 정도로 

사전 정보를 입수하고 왔는데 12유로라니? 

아차, 이건 사설 업체인가 보다 싶어서 

"다른데 알아보고 올게요"라고 하고는

선착장 건물 안으로 가려는데 

나와 흥정하던 아저씨가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나를 막아선다. 

"할인해 줄게요, 5유로. 

  다른 사람들에겐 말하지 마세요" 

앗, 이게 웬일? 

내가 5유로라고 말하지 않았는데 

절반 이상으로 깎아 주다니... 

왜 그렇게 많이 깎아 주냐고 

물어보지는 않았으나

아마도 내가 그 날의 

'마수걸이'였기 때문이리라 추측한다. 

음... 역시...

부지런한 새가 먹이를 먼저 먹는 것인가.

아침부터 서두른 보람이 있다. 



 

나와 흥정을 하던 아저씨가 운전하는

20여 명을 태운 배가 도착한 곳은

코미노 섬의 '블루라군(Blue Lagoon)'.

문득 브룩 쉴즈 주연, 1980년에 제작된 영화 

<블루라군>이 생각났다. 

영화의 배경은 남태평양으로 

이곳 몰타가 있는 지중해는 아니지만 

영화 제목 그대로 파랑파랑 한 바다 빛은 

잊히지 않는데, 

그 바다 빛보다 황홀하다. 

영화 촬영 당시 브룩 쉴즈의 나이는 15세, 

2020년 지금은 55세, 

그러나 15세의 브룩 쉴즈 같은 여성이 

어디선가 나타날 듯한 상상도... 



나의 여행은 사진을 잘 찍어야 하는

'사진 촬영 여행'

배에서 내려 블루라군 전경을 바라보니 

예상대로 오늘은 

블루를 촬영하는 날이겠구나 싶다. 



며칠 전 블루 그로토에서 촬영했던

파란색과는 다른 느낌이다. 

녹색에 가깝기도 하고 

연한 하늘색이라 해야 할지... 

어떻게 이런 색이 나올 수 있는지 

감탄, 또 감탄. 



저 멀리 빨간 옷을 입은 여성이 보인다. 

누군가 촬영을 해주고 있는데 

실은, 저분들 한국인이다. 

아까 내 곁을 지나갈 때 한국어가 들렸다. 

어느 오지에서 서로 모르는 한국인들이

우연히 만나, 이런 곳까지 한국인이 오나 

서로 깜짝 놀랐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으나 

지중해의 낯선 나라 몰타 하고도 

이 작은 섬 코미노에서 만난 한국인은

그다지 놀랍지는 않다. 



나도 한국 여성 쪽으로 가서 

은밀하게 사알짝 몇 컷 찍어 본다. 

나야 원래 연예인은 잘 모르니 

여성의 얼굴을 봐도 누군지 모르겠고 

연예인이 아니라면 

몰타에서 어학연수한 학생인가 싶기도 하다. 

이곳에서 촬영하는 사연을 애써 묻지는 않았다. 

그저 촬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코미노 섬의 블루라군은 

아무것도 감추지 않고

속살 그대로를 드러내고 있지만 

드러내 놓고 촬영하기보다는

은밀하게 촬영하면 더 좋은 

푸른 색계(色界)인 듯하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냥 그래야 할 듯하다. 

그냥 좋으면 정말 좋은 거니까. 




***여행팁톡(Tip Talk)***


□ 코미노 섬 페리 

- 5월~10월만 운영

   기본 왕복 10유로 

- 몰타섬에서도 왕복 가능 


□ 블루라군

- 코인 라커 있음 (17시 30분까지)

   작은 라커 5유로 

    (카메라 가방 하나 넣으면 꽉 참)

   큰 라커 8유로 

    (큰 바구니에 넣고 사람이 지킴) 


□ 기타

- 파라솔 필수, 5유로

   (이 섬에는 그늘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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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노 #섬 #블루라군 

#브룩쉴즈 #영화 #기억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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