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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진 Sep 27. 2020

퐁당퐁당 다이빙, 세인트 피터스 풀

레몬 블루 몰타 

선데이 피시 마켓을 뒤로하고 

세인트 피터스 풀 

(St Peter's Pool)로 간다. 


론리 플래닛에서는

자동차를 타고 이곳으로 가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마사슬록 (Marsaxlokk)에서는 

이곳까지 왕복하는 보트가 있다. 


역시 여행이란 

가이드 북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 

눈 크으게~ 뜨고 발품 팔며 돌아다니며 

현장에서 정보를 얻는 맛을 봐야 한다. 




마사슬록에서 세인트 피터스 풀까지 

작은 배로 10여분 정도 달린다. 

자동차로 이동했다면 40분 넘게 걸린다. 


세인트 피터스 풀에 도착하면 

내가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은 약 1시간 정도 

그곳에서 마사슬록으로 돌아오려면 

나를 태우러 온 배를 타야 하는데 

그 배가 들어오는 시간이 1시간 후라는 것이다. 


나는 살짝 걱정 된다. 

처음 가보는 곳이고 정보가 별로 없는데 

1시간 만에 촬영을 마치고 배에 오를 수 있을까? 

뱃사공 아저씨에게 떠듬떠듬 영어로 

나의 걱정을 털어놓으니 

"걱정마세요, 세인트 피터스 풀은

  아주 작은 곳입니다.

  한 시간이면 충분히 촬영해요" 라고 답한다. 




'대체, 여긴 왜 이럴까?' 

작은 배는 나를 바위(?) 위에 내려놓았다. 

여기는 분명 지중해 한 귀퉁이,

바닷가임에도 불구하고  

지난번에 봤던 세인트 줄리안의 해변처럼

황금빛 모래는 찾아볼 수 없고 

용암이 흐른 흔적인지 

공룡이나 매머드가 밟은 흔적인지 

딱딱한 바위(?)가 펼쳐진 해변이라니!!!  



바위 그늘에 자리 잡은 

피서객의 모습도 낯설다 생각하며 

구시렁구시렁 투덜투덜 

몇 분 걸어가 보니 

뭔가 빼꼼~~ 모습을 보인다. 



계곡에서 목욕하는 선녀를 바라보던

나무꾼의 마음이 나와 같았을까?

스을쩍, 문신한 아가씨를(학생일까?) 바라본 후 

세인트 피터스 풀이 한눈에 들어오는 

높은 장소로 올라간다. 



세인트 피터스 풀은 

정말 작은, 천연의 풀(Pool)이다. 

그런데, 왜 피터(Peter) 베드로의 풀일까? 

이름의 유래를 찾아보았으나 

론리 플래닛에도 없고 

구글 검색에서도 찾기 어렵다. 

모르겠다. 

모르는 건 모르는 채로 놓아두련다. 


수영복을 갖고 오지 않는 나는, 

5m 남짓하게 보이는 

저 바위 위에서 뛰어내릴 생각은 못하고 

군살 없는 복부를 자랑하는 

선남선녀의 다이빙을 촬영하기로 한다. 




'누군가 나를 휙~ 떠밀면 어떻게 하지?' 

다행히 나의 촬영을 제재하는 사람은 없어서 

초상권 시비는 걱정하지 않고 

혼자 촬영하는 동양인을 누군가 떠밀어 

저 바닷물 속으로 

퐁당 빠지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촬영했다. 

이 늙은 몸뚱이 빠져봤자 죽지는 않겠으나

민물도 아니고 소금기 절절한 

바닷물에 빠진 카메라와 메모리 카드는

구제 불능이기에, 그것이 두려웠다. 


영상으로 봐서는 낮아 보일지 모르겠으나 

실제 저 위에서 바닷물을 내려다보면 

아찔한 높이인데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은 

참으로 다양하게 점프를 한다. 



어린 딸과 함께 직선으로 떨어지는 

저 부녀의 다이빙이

오늘의 베스트 샷으로 스스로 추천한다. 



세인트 피터스 풀 인근에는

예쁜 카페나 맛집이 없다. 

언덕 위에 매점은 있으나 편의 시설이 없기에 

간식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한 시간여의 촬영을 마치고 

나는 마사슬록으로 돌아간다. 


내가 탔던 배는 '루쯔'라 불리는 

몰타의 전통선인데 

자세히 보면 작은 눈(eye)이 

선두에 그려져 있다. 


이는 바다의 위험으로부터 

배를 지킨다는 의미가 있다 한다. 


루쯔처럼 눈이 그려진 배를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를 소개하는

여행 프로그램에서 본 적이 있다. 


몰타에서 아프리카 대륙의 모로코까지 

그리 먼 거리가 아니니 

아프리카의 문화가 몰타까지 전해진 것은 아닐까 

추측해 본다. 




피시 마켓과 전통 시장을 촬영하고 

세인트 피터스 풀까지 다녀왔는데 

시간은 오후 1시, 

아직도 반나절 이상 시간이 남았다. 


오후에는 발레타 근처 

쓰리 시티즈 (Three Cities) 중 하나인 

빅토리오사(Victoriosa)를 둘러볼 예정이다. 



***여행팁톡(Tip Talk)***

*마사슬록 ↔ 세인트 피터스 풀 

  왕복 배 삯 10유로 

  왕복 30분도 안되는데 

  한화로 1만 3천 원은 비싼 감이 있으나 

  자동차로 왕복한다면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니 

  배를 타는 게 낫다. 


*마사슬록의 레스토랑 

  당연히 해산물 요리 맛집이 많다. 

  그러나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탈타룬(Tartarun)이라는 

  피시 레스토랑에서 

  굴 6조각과 맥주 2잔이 27유로

  (약 3만 7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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