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시간에는 주로 컴퓨터에 앉아 있는데, 얼마 전에 시작한 데이터 관련 블로그 관련 자료를 찾고 공부하느라 컴퓨터 앞에 있는 시간이 늘었다. 재미를 떠나,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기계 앞에서 보내니 금세 피로해진다. 어차피 이론적인 부분은 혼자 정리하는 개념으로 써보는 것이었고, 취미로 할 건데 너무 깊고 머리 아프게 하고 싶지는 않아 방안을 모색하던 중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디자이너 Giorgia Lupi와 Stefanie Posavec 가 서로 펜팔 하듯 시작한 Dear data라는 프로젝트를 접하게 되었다. 나는 디자이너도 아니고, 창의력과는 거리가 너무 먼데 (주입식 교육의 산물), 이거 재미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아날로그적 감성이 마음에 들었다. T와 F의 그 사이 어딘가에서, 일하고 사회생활 하느라 가뭄난 내 감성을 촉촉하게 적셔줄 가랑비가 될 수 있을 것도 같았다.
한 인간을 하나의 우주로 표현하고는 한다.
빅데이터 시대는 각각의 우주들이 남기는 발자취, 행동패턴 등이 쌓이고 쌓여 현대 데이터 저장 기술과 맞물려 도래하였다. 내가 가입한 신용카드 회사에서 나는 그저 하나의 데이터 포인트가 될지는 몰라도, 나 하나를 우주로 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나 자신이 걸어다니는 빅데이터이다.
데이터를 분석한다는 것은, 데이터가 하는 이야기를 듣는 행위와 같다. 그 이야기가 궁금해 매번 분석할 때 마다 빠져드는 이유이기도 하고 말이다.
고로 내가 수집한 나만의 데이터는, 나만의 고유한 우주를 이해하는 여정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시작해본다.(서론이 거창하니 또 불안하다. 원래 시작은 잘한다. 마무리를 못해서 그렇지.)
데이터에 진심이긴 하나, 일단 취미로 해보는 지극히 사적인 프로젝트.
전적으로 Dear Data에서 영감을 받아(창의적이지 못하므로 이렇게 어디서 모티브를 따서 시작하는 것 뿐이지만), 똥손으로 그림도 그려보고 색도 칠해볼 것이다.